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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금리 낮아지나… 코픽스 0.05%↓

기사입력 : 2022-02-16 16:05

(최종수정 2022-02-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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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1.37%

잔액 기준‧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상승

가계대출 감소, 조달 비용 낮춘 원인 지목돼

코픽스 낮아졌지만 대출금리 상승세 전망 우세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8개월 만에 내려감에 따라 16일부터 시중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소폭 하향 조정됐다./사진=이미지투데이이미지 확대보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8개월 만에 내려감에 따라 16일부터 시중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소폭 하향 조정됐다./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8개월 만에 내려갔다.

지난달 한국은행(총재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1.25%까지 올리면서 은행 예‧적금 금리도 꽤 올랐기 때문에 코픽스도 따라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의외의 결과를 낳았다. 이에 오늘(16일) 공시되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도 소폭 낮아졌다.

다만 계속 이어져 온 대출금리 상승세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코픽스 8개월 만에 하락세 전환


전국은행연합회(회장 김광수닫기김광수기사 모아보기)는 15일 오후 3시 ‘2022년 1월 기준 코픽스’를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64%로, 전월(1.69%)보다 0.05%포인트(p) 내렸다.

이는 8개월 만에 이뤄진 하락세 전환이다. 코픽스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연속 오르는 추세였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IBK기업‧KB국민‧한국씨티)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예금) 상품 금리가 인상하거나 인하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16일부터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같은 폭으로 낮췄다.

우리은행(은행장 권광석닫기권광석기사 모아보기)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이날 3.88~4.89%에서 3.83~4.84%로 하향 조정한다. 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닫기이재근기사 모아보기)과 NH농협은행(은행장 권준학닫기권준학기사 모아보기)도 각각 3.73~5.23%에서 3.68~5.18%, 3.47~4.37%에서 3.42~4.32%로 변경한다.

금융채를 기반으로 자체 금리를 산출하는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과 하나은행(은행장 박성호닫기박성호기사 모아보기)는 금리 변화가 없었다. 이날 기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 금리는 신한은행 3.88~4.88%, 하나은행 3.764~5.064%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 중 신규 조달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각각 0.07%p, 0.05%p 상승한 1.37%, 1.08%를 기록했다.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된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잔액기준 코픽스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매도 ▲표지어음 매출 ▲금융채(후 순위채 및 전환사채 제외)가 포함된다.

지난 2019년 도입된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앞서 언급한 상품들에 기타 예수금과 기타 차입금, 결제성 자금 등이 추가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 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코픽스 특징을 충분히 이해한 뒤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4주간 공시된 단기 코픽스는 1.40~1.56%로 나타났다. 단기 코픽스는 계약 만기 3개월 물인 단기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한다.

전국은행연합회(회장 김광수)가 15일 공시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변동 추이./자료=은행연합회이미지 확대보기
전국은행연합회(회장 김광수)가 15일 공시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변동 추이./자료=은행연합회

◇ 갑자기 코픽스 떨어진 이유 무엇?


갑자기 코픽스가 떨어진 이유가 무엇일까?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픽스가 전월보다 낮아진 이유에 관해 “코픽스는 은행들이 1월 한 달간 자금조달한 결과치로 가중평균한 값이라 은행들의 자금 수급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연말에 비해 자금 조달 유인이 낮았고 예‧적금 금리가 낮아진 것이 반영되면서 코픽스 하향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금 조달 유인은 왜 낮아졌을까?

가장 큰 원인은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든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은행은 통상 대출을 내줄 때 예대율(은행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 비율) 등 규제비율을 관리해야 한다. 대출 공급이 늘어나게 되면 이에 맞춰 이자를 더 주게 되더라도 예‧적금 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 속 대출 수요가 두 달 연속 줄어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내주기 위한 재원 확보에 비용을 더 들일 필요가 없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 대출 잔액은 한 달 전에 비해 4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12월(-2000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은행권 가계 대출이 이처럼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은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지나치게 급등한 코픽스의 정상화’다.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달보다 0.26%p 상승한 1.55%를 기록했다. 이어서 12월 0.14%p 또 오르며 1.64%까지 치솟았다. 11월 상승폭인 0.26%p의 경우 관련 공시를 시작한 2010년 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었다.

당시 코픽스가 크게 상승한 원인은 예‧적금 상품 금리 인상에 있었다. 지난해 하반기 은행들은 과도한 예대마진(대출이자-예금이자)에 관한 뭇매를 맞고 있었다. 예금 금리는 찔끔 오르는데 대출 금리만 급속도로 상승한다는 비판이었다.

그러자 금융당국은 은행들에 모니터링 강화와 함께 예‧적금 금리 인상을 주문했고, 얼마 뒤 하나둘씩 예‧적금 상품 금리가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조달 비용도 함께 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말 대출금리 급등에 따라 늘어난 예대마진에 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면서 코픽스 금리도 역대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며 “지난달 코픽스가 소폭 하락한 이유는 은행들이 실제 판매한 정기 예‧적금 금리가 전달에 비해 낮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 “그래도 대출금리 계속 오를 것”


금융권에선 코픽스 변동과 상관없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준금리 상승이 더 예고돼 있는 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미국발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요인이 겹치면서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반영해 25bp(1bp=0.01%) 기준금리를 한차례 더 올릴 경우 단기채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며 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은행채와 예·적금 금리가 따라서 오르고, 결국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 대출 금리 인상도 불가피하다.

기준금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1.75%까지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6% 턱밑까지 올라온 상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 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 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국제 경제 상황도 좋지 않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조기 긴축 언급에 나섰다. 이르면 다음 달 중 정책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 최소 1.5%p 추가 인상이 점쳐진다. 이에 따라 국채금리가 들썩이고 있다. 현재 미국 국채 10년 물 금리는 1.8%에 육박하며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다. 아직 해소되지 않은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긴장 상황도 채권금리를 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채금리가 오르면, 시장금리도 상승한다. 지난 11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343%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9월 23일(2.350%)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수준이다. 10년 물은 2.747%까지 올라 2018년 6월 7일(2.750%) 이후 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다음 달 벌어지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발 추가경정예산 움직임도 대출금리 상승을 부추긴다. 여야를 막론하고 현재의 대선 후보들은 빠른 시일 내에 추경할 것을 청와대에 요구하고 있다. 규모도 50조부터 100조까지 점점 불어난다. 추경 편성을 위해서는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다. 시중에 수조원 규모 국채가 발행될 경우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금리 상승 가능성은 높아진다.

코픽스 지표에 관한 불신도 존재한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대출금리 지표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고 지적받자 이를 해결하고자 코픽스를 도입했지만, 오히려 CD 금리보다 은행에 더 유리한 금리 지표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서민 경제는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데 은행은 이러한 악재를 이용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는 따가운 눈초리가 계속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과 후 차이를 비교해 보면, 코픽스 변동 폭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 지난 2020년 1월 1.60%였던 코픽스는 현재 1.64%로 0.04%p만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연 2.964%에 불과했던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재 5%대를 넘겼다.

최근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알아보고 있는 직장인 김명훈(36‧가명) 씨는 “임금은 오르지 않는데, 세금과 물가, 대출금리, 집값 모두 높아지고 있다”며 “시민 입장에서 내막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은행이 조달 비용보다 더 많은 폭리를 코로나 상황 속 취하고 있다면 이는 분명히 잘못된 행태”라고 꼬집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대출금리 산정 기준으로 코픽스를 활용하고 있고,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불가피하게 대출 금리를 올려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명했다.

금리 상승세는 가계 이자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이 이날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금리가 1%p 오를 때 가계 연간 이자 부담은 총 18조4000억원 증가한다. 한 가구를 기준으로 봤을 때 이자 부담은 187만6000원 늘어나는 셈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금리 상승기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 대출을 들고 있어야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기존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대환할 경우 가계 총 이자 부담이 연 15조2000억원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대출금리 전환 만으로 가구당 이자 부담은 80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대차 3법에 따라 임대료 상승, 세금 인상 등 고정비 지출이 증가하고,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이 빠르게 줄고 있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늘려 금융 리스크(위험)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고정금리 대출 확대 시 저신용자와 저소득층 등 금융 취약계층의 연체‧부도율은 감소할 것”이라며 “금융시장과 거시경제 전반의 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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