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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포트폴리오 다변화 나선다

기사입력 : 2022-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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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100% 비대면 주담대 출시 내부 테스트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상 기업 대출 시장 진출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해 2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카카오뱅크이미지 확대보기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지난해 2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카카오뱅크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은행권에서 ‘메기’로 떠오르며 출범 이후 각종 이슈의 중심에 섰던 카카오뱅크의 윤호영닫기윤호영기사 모아보기 대표가 또 한 번 이슈의 중심에 섰다.

그간 고심하면서 때를 기다렸던 ‘주택 담보대출’ 출시를 코앞에 둔 것이다. 윤 대표는 지난해 몇 차례 지속적으로 올해 상반기 중 주담대 시장에 뛰어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올해는 기업 대출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신용대출보다 시장 규모 자체가 두 배 이상 큰 주담대 시장을 비롯해 기업 대출까지 소비자 선택 폭을 확대하면서 수익 구조를 다양하게 가져가겠다는 생각이다. 더군다나 아직 완전한 비대면 절차로 주담대가 가능한 은행은 없기 때문에 카카오뱅크 행보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미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긴 이르다. 금융당국이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에 나선 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대로 올리며 주담대 금리도 따라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에 비해 가계대출 규제 구속을 덜 받는 인터넷은행이라 주담대 상품을 출시하면 많은 금융소비자의 수요가 몰릴 것으로 관측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대출을 내주기엔 리스크가 부담되는 상황이다.

◇ 주담대 진출, 주가 반등 기회 삼나

올 1분기 ‘주택 담보대출’ 출시를 계기로 지난해 기업공개(IPO) 이후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주가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비대면 주담대 사업 성장성이 높이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최근 한 달 사이 13% 하락해 5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8월 주택 담보대출과 전월세 보증금 대출 등 담보 대출을 기획·개발·운영할 경력 직원을 대규모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다.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 내 관련 전담 조직 ‘주담대스튜디오’ 전문 인력을 확충했다. 비교적 금리가 저렴한 신(新) 잔액 기준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를 기준금리로 연동한 주담대 출시 준비도 마쳤다.

현재는 실제 주택 담보대출을 이용할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Closed Beta Test)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내부 임직원을 대상으로 과정(프로세스) 점검 중심의 CBT를 진행해 왔다. 이번 외부고객 대상 CBT까지 마무리하면, 최종 점검과 확인을 거쳐 올해 1분기 중 주택 담보대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주택 담보대출 정식 출시에 앞서 카카오뱅크 고객들에게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대출 상품을 최종 점검하기 위해 실제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모집하게 됐다”며 “차별화한 사용자 환경(UI·User Interface)과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으로 100% 비대면에도 불구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신용대출 시장에서 ‘메기’로 존재감을 알렸던 카카오뱅크가 주담대 시장에 진출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 분명 새로운 시도인 데다 인터넷은행 중 가입자가 가장 많은 카카오뱅크가 시장에 뛰어드는 만큼 경쟁이 지금보다는 더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유권 이전이나 근저당 설정 등 등기 업무로 인해 지금 당장 완벽하게 비대면 주담대를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시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로 인한 시장 확장성 제약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최근 주택 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하려고 움직임을 나타내는데, 분명한 것은 대출 상품이 개발되고 대출 총량이 늘어난다고 은행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며 “비대면 방식에서 오는 신용 리스크는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을지 등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택 담보대출 시장 내 경쟁을 지금보다 치열해질 수 있어도 은행권 전체가 가계대출 증가율을 맞추는데 초점을 둔 상황이라, 생각하는 만큼 고객을 유인하는 마케팅을 펼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비대면 기업 대출 시장 본격 진출


카카오뱅크는 올해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도 진출하려 한다.

기존 시중은행들이 기업 대출 부문을 비대면으로 옮겨오는 등 디지털 금융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카카오뱅크 역시 인터넷은행으로서 ‘플랫폼 경쟁력’을 잃지 않겠다는 각오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연말, 자사 대출 현황을 공개하면서 “내년 요식업 사장님 등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기업 대출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계대출 중심으로 영업을 했던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시킨다는 발표였다.

실제로 이러한 방향성은 카카오뱅크를 포함해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모두 가지고 있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가장 먼저 기업 대출 시장 진출을 선언했기 때문에 케이뱅크나 토스뱅크는 카카오뱅크의 행보를 지켜본 뒤 상품 출시 시기 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기업 대출 시장은 인터넷은행이 도전하지 않은 영역이었다. 금융기관 규모나 신뢰도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돼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인터넷은행이 진출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시중은행은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점차 기업 대출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려는 카카오뱅크에 긴장한 모습이다. 플랫폼 경쟁력과 중금리 대출 확대 등으로 개인 고객을 확보한 인터넷은행이 기업 고객까지 넓히면 한순간에 시중은행은 몰락하는 길로 접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은 한때 45조원, 카카오페이(대표이사 류영준닫기류영준기사 모아보기)는 33조원에 육박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종합 금융그룹임에도 시총이 두 회사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냉혹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희망과 미래를 언급하며 직원들을 격려하는 신년사에서 보기 힘든 쓴소리다.

김 회장은 나아가 “시장은 우리를 ‘덩치만 큰 공룡’으로 보고 있고, 공룡은 결국 멸종했다”며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금융업 도전에 대한 경계를 드러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중순부터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여신(대출)·수신(예금) 업무를 시작하려 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매출과 거래 데이터를 활용한 자체 신용평가 모형(CSS)을 고도화했다”며 “개인사업자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기업 대출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 형태의 개인사업자에서 중소기업 등 규모 있는 기업으로 금융업을 확대하면서 기존 시중은행과 올해 제대로 맞붙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 고객은 현재 1700만명을 넘는다.

한편, 현재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이 커지면서 시중은행도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 경쟁력은 강화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행장 권준학닫기권준학기사 모아보기)은 개인사업자 전용 플랫폼 신설을 목표로 기업스마트뱅킹을 개편했고, 지난해 11월 모바일 전용 대출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역시 같은 시기에 전국 16개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신청부터 대출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모바일에서 처리할 수 있는 ‘비대면 보증부 대출’을 내놨다.

IBK기업은행(은행장 윤종원)도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자영업자 체인지업’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년 사이 10.29% 늘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270조8672억원에서 298조7476억원으로 불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성장률을 5% 안팎에서 관리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 대출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디지털 금융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자체 CSS를 고도화해 누가 더 개인사업자에게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가 승패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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