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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맨션 이어 백사마을까지 ‘단독입찰’…대어급 단지 도시정비 경쟁 약해진 이유는

기사입력 : 2021-12-0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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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호황으로 넉넉해진 곳간, 오세훈표 ‘신통기획’도 건설업계에 호재

▲ 중계본동 백사마을 전경 / 사진=한국금융신문이미지 확대보기
▲ 중계본동 백사마을 전경 / 사진=한국금융신문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 재개발사업’, 용산구 ‘한강맨션 재건축사업’, 관악구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에 이르기까지, 하반기 도시정비 시장의 대어로 손꼽히던 단지들에 줄줄이 단독 입찰만이 이어지며 예상을 빗나가는 판도가 형성되고 있다.

백사마을 재개발과 한강맨션 재건축에는 GS건설이 단독입찰을,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에는 GS건설·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가 컨소시엄을 이뤄 단독입찰에 나선 상태다. 각 사업은 모두 공사비만 수천억 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으로 기대를 모으며 1군 건설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이 같은 예상이 모두 빗나간 것이다.

◇ 코로나 이후 국내 주택시장 호황, 채워진 곳간에 ‘조급함’ 사라진 대형 건설사들

정부 규제로 인해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도시정비 사업장이 줄어든 상황임에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원인 중 하나는 ‘주택시장의 호황’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사업 비중이 줄고 시중유동성이 커지면서, 대형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물론 리모델링 시장까지 확장되는 등 시장의 파이가 커졌고, 그 결과 올해는 도시정비 사업으로만 수주실적 3조원을 달성한 건설사들이 4곳(대우건설·포스코건설·GS건설·현대건설)이나 등장했다.

현대건설은 3분기 기준 23조6731억원으로 연간 수주 목표액의 93%를, 대우건설은 7조6316억원으로 연초 목표치의 68.1%를 확보했다. 리모델링으로만 1조원의 실적을 달성한 포스코건설 또한 올해 정비사업에서 역대 최고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GS건설은 3분기 기준 7조4280억원으로 연초 목표치의 54.2%가량을 채웠다. 현재 수주를 진행하고 있는 신림1구역·한강맨션·백사마을 등의 중요도가 높은 이유로 풀이된다. 다만 GS건설은 이미 46조500억원의 수주 잔고로 4.5년치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성급하게 움직일 필요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곳간이 넉넉하게 채워지면서, 건설사들이 무리한 ‘출혈경쟁’에 나설 요인이 예전만큼 크지 않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의 경우 입찰보증금만 1000억원으로 건설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강맨션을 두고 GS건설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점쳐졌던 삼성물산 역시 입찰보증금을 포함한 사업성 문제로 사업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표 ‘신속통합기획’으로 신규 알짜 사업장들 기지개, 민간 건설사들도 수혜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세운 ‘신속통합기획’ 방식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해 관련 사업장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신속통합기획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기 위해 꺼낸 카드다. 이는 공공이 주도하는 개발과 달리 민간이 주도하고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해 준다. 통상 5년 정도 소요되는 정비구역 지정, 건축·교통·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를 2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 각종 심의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빠른 사업 진행을 지원하는 대신 기부채납 등으로 공공성을 높이도록 했다.

최근 강남구 한보미도맨션과 영등포구 시범아파트, 신반포2차와 압구정3구역 등 굵직한 사업장들이 해당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정부 규제 때문에 눈치만 보고 있던 압구정·은마같은 알짜 사업장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며, “민간 건설사들도 이로 인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당장의 사업에만 목을 메는 건설사들이 줄어든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건설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많은 건설사들이 올해 도시정비에서 충분히 의미있고 좋은 성적을 내면서 소위 말하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게 된 것이 크다”며, “특히 정부가 규제완화를 꾸준히 시사하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아질 거라는 기대감이 있고, 올해 모든걸 걸기보다는 지금 충분히 실적을 냈으니 내년 전략을 탄탄하게 세우자는 건설사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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