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닫기홍남기기사 모아보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9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 모두발언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완화 조치가 정부내에서 논의된 바 전혀 없고, 추진 계획도 없음을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문제는 불과 이틀 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발언 내용이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 검토에 대한 질의에 “보유세가 올라 집을 팔고 싶어도 세금 때문에 내놓을 수 없다는 여론이 크다”며 “현장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1주택자의) 양도세 완화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시장에 메시지를 주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해당 법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여당이 이 같은 안을 논의한 것은 올해분 종부세 고지 결과 세수가 작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나고, 다주택자들의 세 부담이 2배가량 늘어났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징벌적 과세·부유세 등 ‘종부세 폭탄론’이 빗발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추산한 올해 종부세 전망치는 전년 1조8148억원의 3배 수준인 5조9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6.17, 7.10 부동산대책 등을 통해 다주택자의 취득세·양도세 중과세율을 인상하는 등 다주택자 압박에 나선 바 있다. 이 같은 정책들은 시장에 다주택자들이 새로운 매물을 내놓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빌라와 오피스텔 등에 따라잡히며 거래절벽 현상을 낳았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무작정 쥐어짜기만 해서는 역효과만 발생할 뿐, 적절한 당근책 없이는 매물 유도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나온 물량이 무주택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대출규제 완화도 함께 수반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홍 부총리가 여당의 안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정부와 여당의 소통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도 홍 부총리와 여당은 올해 초과세수 규모를 두고 여당과 각을 세운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초과세수를 ‘10조원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민주당은 ‘19조원’이라고 예상하면서 차이가 9조원이나 벌어졌다. 이후 기재부는 지난달 16일 “올해 초과세수는 약 19조원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정부와 여당 사이에서도 부동산정책을 두고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증거”라며, “선거 국면에 부동산정책 수정이 필요할지, 그간 해왔던 것을 꾸준히 밀고 가야할지 정부도 스탠스를 명확히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