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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빅테크 대응 플랫폼 도약] 진옥동 신한은행장, 100% 비대면 기업금융 구축 승부수

기사입력 : 2021-11-22 00:00

(최종수정 2021-11-30 09:48)

더존비즈온과 손잡고 기업 신용평가 모델 개발
음식 주문 등 비금융 플랫폼 혁신도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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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이 ‘100% 비대면 기업금융’ 구축 등 디지털 영업채널 강화에 속도를 올린다. 인터넷전문은행과 핀테크(금융+기술),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등 디지털 기반의 경쟁 플랫폼이 늘어나며 은행권 전반에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각 은행들의 디지털 혁신 노력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현재 오픈뱅킹과 서비스형 뱅킹(Baas·Banking-as-a-Service) 등 내부환경에서 새로운 은행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고,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한 소비자 맞춤형 금융 서비스도 계획 중에 있다.

이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자 신한은행은 대면 영업 의존도를 낮추고 무인점포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비대면 영업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기업 특화 디지털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존에 없던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려 한다. 아울러 ‘마이데이터’ 시대에 발맞춰 고객 중심의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변모도 꾀하고 있다. 큰 줄기는 기업금융과 개인금융을 모두 공략하는 것이지만, 뿌리는 역시 ‘디지털 역량 강화’다.

◇ ICT 기업과 손잡고 기업 대출 확대

금융권에서 디지털 혁신은 주로 개인 고객 대상 지급 결제나 여·수신 상품 소개 및 가입 등 개인금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금융의 디지털화도 놓쳐선 안 될 과제가 됐다.

IBK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21년 중소기업 금융실태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시중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삼는 비중은 2015년 46.5%에서 2020년 62%까지 확대됐다. 이는 중소기업 대출이 시중은행의 주요 수익원으로 새롭게 떠오른다고 분석할 수 있다.

실제로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하면서 기업 대출 확대에 여력을 쏟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발표한 ‘10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기업 대출 잔액은 1059조3000억원으로 9월보다 10조3000억원 늘었다. 증가액만 놓고 보면 9월(7조7000억원)보다 2조6000억원 많은 수준인데, 이는 2009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이에 더해 최근 채권금리가 은행 대출금리보다 높아지면서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도 급상승 중이다. 3분기 말 기준 신한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개인사업자 대출 포함)은 연초보다 10.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율은 3%에 그쳤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기업금융 확대 필요성을 받아들여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손잡고 기업 대출 확대에 나섰다. 기업 특화 ‘100% 비대면 기업금융’을 목표로 디지털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비대면 대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지난 9월 723억원을 투자해 기업 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분야의 전문 기업인 ‘더존비즈온’ 자사주를 1.97% 취득했다. 더존비즈온은 국내 ERP 시장에서 2위(19.94%)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로, 최근 테크핀(기술+금융)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이 손잡은 결과 ‘더존 x 신한 쏠비즈(SOL Biz) 기업통장’이 세상에 나왔다. 더존비즈온 ERP 거래 법인 고객이면 신한은행이 지난해 출시한 기업금융 모바일 플랫폼 ‘쏠비즈’에서도 비대면으로 신규 가입할 수 있다.

가입자에게는 ▲기업 인터넷·모바일·폰뱅킹(ARS에 한함)을 통한 타행 이체 수수료 월 100회 면제 ▲신한은행 자동화기기 이용 현금 인출 수수료 면제 ▲현금카드 발급 수수료 1회 면제의 혜택이 제공된다.

금융 편의성도 대폭 높였다. 그동안 일반 기업의 경우에는 계좌 신규 개설 시 정해진 금액 내에서만 출금, 이체 등이 가능한 한도 제한이 적용돼 불편을 겪어왔지만, 앞으로 더존비즈온 ERP 거래 법인 고객은 따로 서류 제출 및 한도 제한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하다.

아울러 ‘수납 확인 자동화 서비스’를 통해 경리 담당자가 수기로 확인해오던 수납 대사의 번거로움도 해소했다.

양 사는 앞으로 금융과 비금융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업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기업 임직원 대상 소매금융 서비스를 시행할 방침이다. 기업고객 특화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도 함께 진행한다. 특히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중소·중견기업에 중·저금리 대출을 확대할 전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계좌 서비스와 ERP 내 전자 세금계산서가 연동되는 첫 융·복합 모델”이라며 “더존비즈온이 기업데이터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만큼 금융데이터와 결합하면 비대면 기업금융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금융에서 비대면 혁신을 이뤄낸다면, 기존의 기업 대출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이 단기적으로는 100% 비대면 방식의 기업금융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진출을 허가한다면, 기업 특화 인터넷은행을 설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지난 8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1년 금융동향과 2022년 전망 세미나’에서 “디지털 금융 플랫폼은 개인 고객 대상 지급 결제 시장부터 SOHO(자영업자), 자산관리(WM), 기업금융 순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빅테크와의 경쟁에 있어 기업금융의 디지털 가속화는 전통은행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업무 경계가 모호해진 상황에서 기업금융 분야는 은행이 강점을 나타낼 수 있는 분야”라며 “빅테크의 접근이 불가한 외국환 서비스, 기업용 거액 송금 서비스 등을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은행은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고객의 ‘생활 속’ 금융이 스며들도록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생활금융 플랫폼’을 통해 고객과 접점을 늘리려 한다. 특히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한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를 잠재 고객층으로 확보하고자 신한은행만의 20대 전용 플랫폼 ‘헤이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헤이영 체크카드를 출시해 20대가 자주 찾는 온라인 쇼핑몰이나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에서의 할인 혜택을 높였다. 아울러 ▲모바일 쿠폰 마켓 ▲헤이영 포스팅(재테크 금융 콘텐츠 연재) ▲헤이영 머니박스(최대 연 0.6% 금리의 파킹 통장)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20대와 소통도 활발히 하고 있다.

20대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생활 중 하나인 대학가와 게임산업도 공략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지난 8월 숙명여자대학교와 ‘헤이영 스마트 캠퍼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금융권 최초로 대학생 전용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어 앱 하나로 학사·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넥슨과 금융·게임 융합 혁신 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MOU를 진행했다.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의 신규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금융 인프라스트럭처(사회적 생산기반) 결제 사업을 함께 추진 중이다. 20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고 즐기는 곳을 공략해 금융이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신한은행 모바일 뱅킹 ‘쏠’은 이용자가 전년 대비 20% 이상 늘며 9월 말 기준으로 900만명을 넘어섰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이에 멈추지 않고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쏠에 200억원 예산을 들여 ‘뉴 앱(NEW APP)’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비대면상품 가입 프로세스를 다시 구축하고, 고객 맞춤형 사용자 인터페이스(UX·UI) 등이 재설계된다. 내년 중순쯤 새로운 앱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지속적 증가에 발맞춰 생활 플랫폼 ‘쏠 펫(SOL PET)’을 선보였다. 신한 쏠을 통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프리미엄 반려동물용품 전문 브랜드 ㈜브레멘(대표 김성무) 과의 제휴를 통해 선보인 고객 참여형 반려동물 커뮤니티 ‘펫스타픽’을 시작으로 다양한 펫 관련 원스톱 상품·서비스를 출시하려 한다.

다음 달에는 금융권 최초로 음식 배달업에 진출한다. 오는 12월 22일 배달 앱 ‘땡겨요’ 정식 서비스 개시가 예정돼 있다. 강남과 서초 등 서울 5개구 1만5000개 가맹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n분의 1 주문 결제 등 새로운 서비스를 더 도입한 뒤 내년에 강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으로 금융위원회에서 혁신 금융 서비스에 지정된 뒤 137억7400만원 예산을 배정해 올해 6월부터 개발해 왔다.

빅테크가 플랫폼을 무기로 금융업에 진출하듯 기존 전통 금융사가 플랫폼 혁신을 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려면 고객이 빅테크로부터 느끼는 일상 속 편리함을 전통 금융사에서도 느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이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에 열중하는 이유다.

일각에선 혁신이 기술 부문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 파트장은 ‘2021년 금융동향과 2022년 전망 세미나’에서 “기존 레거시(Legacy·낡은)에 속하는 기존 4대 금융지주는 기술에만 계속 치우쳐서 전략을 짜는데 경쟁사라 부르는 빅테크를 보면 기술보다는 고객 행동심리학적인 부분을 훨씬 많이 본다”며 “맥락이 있고 스토리텔링이 있는 금융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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