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원은 17일, 금융민원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보험민원의 신속 해결을 통한 소비자 만족도 제고를 위해 국회에 계류중인 보험업법 개정안 통과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타 금융권 대비 보험의 민원 비중이 높은 건 보험 상품의 복잡한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의 경우 ▲판매자와 소비자의 약관 해석 및 이해도 차이 ▲보험모집인을 통한 아웃바운드 판매방식 ▲만기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경우 등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보험민원 처리 기간이 늘어난 건 보험은 타 금융권과 달리 민원 업무를 금감원만 처리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에 규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한국금융투자협회와 여신협회는 영업행위와 관련된 분쟁의 자율조정 및 이용자 민원의 상담 및 처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해외에선 이미 보험 민원 분담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10년부터 금융 ADR(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 재판 외 분쟁해결절자) 제도의 도입이 전 금융사에 의무화 됐다. 영국, 캐나다, 호주, 독일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도 이와 같은 보험민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9일, 보험협회에 민원처리 및 분쟁의 자율조정이 가능한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현재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금감원이 ▲보험사와 소비자간 권리·이해관계가 존재하는 보험금 지급 ▲상품설명 ▲보험료 환급 등의 금전성 분쟁민원 등을 처리하고, 보험협회는 전체 보험 민원의 약 15~20%에 해당하는 ▲보험계약·보험료 관련 질의 ▲보험모집 민원 등에 대한 신속 처리 및 상담 등을 나눠서 담당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소비자원은 이와 같은 제도 정비가 보험소비자, 금감원, 보험협회 모두의 만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금융소비자원 측은 "보험소비자는 신속한 민원 해소로 인한 만족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금감원은 과중한 민원처리 업무부담 경감과 분쟁민원 조정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협회는 자율조정기관으로서 소비자 신뢰 향상 및 민원사례 분석을 통한 업계 지원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협회도 해당 방안이 보험 민원 처리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보험협회 관계자는 "현재, 보험 질의에 관한 사항도 금감원에 보험 민원으로 접수되기 때문에 금감원에서도 주기적인 보험 민원 처리에 힘쓰고 있지만 민원 처리일이 20일이 넘는다"라며 "보험 민원의 성격에 따라 처리 주체를 금감원과 보험협회로 나누게 되면 효율적인 민원 처리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를 놓고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꼴' 이라고 지적한다. 보험협회는 보험사들의 회비를 통해 운영되는 단체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을 거란 우려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현재 주장되고 있는 게 단순한 일부 민원만 생손보협회가 처리하도록 한다는 건데, 이게 통과되면 나중에 다른 민원들도 이관될 수 있는 게 아니겠냐"라며 "소비자 보호를 외치며 주장하고 있는 법안이 되려 소비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방법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보험협회가 보험민원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선 ▲근거 규정 ▲조직 ▲시스템 구축 ▲대외적인 공정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인 방안 마련 등이 요구된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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