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본드는 특정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전 세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동시에 발행돼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채권을 말한다. 여러 시장에서 발행되기 때문에 대규모 국채 모집이 가능하고 유동성이 높다. 또한 각 지역 시장 간 경쟁을 유발함으로써 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각 만기별 산업은행 역대 최저 가산금리를 적용한다. 각각 동일한 만기 미국 국채금리에 0.15%포인트, 0.30%포인트, 0.45%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최초 제시금리(IPG) 대비 0.25%포인트 가량 금리 절감에 성공했다. 3년 3개월과 5년 6개월의 경우 미국 3년물, 5년물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IPG를 제시했다. 또한 만기 3년 3개월물은 한국계 기관 최초로 3개월 USD 리보(Libor) 기준 마이너스 가산금리(-0.07%포인트)로 발행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경계감과 신흥국 부채 리스크 확대 등 대외변수에도 불구하고 한국물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강한 신뢰를 재확인했다”며 “투자자의 42% 이상이 각국 중앙은행, 국제기구 등 SSA(Sovereign, Supranational & Agencies) 투자자로 구성됐다”고 전했다. 이어 “총 주문량은 발행금액 대비 약 1.9배를 기록했다”며 “지역별로 우량 투자자 저변을 공고화했다”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총 152곳의 투자자로부터 28억8000만달러(3조4044억4800만원)가 투자됐다. 아시아가 5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유럽‧중동 등과 미국이 각각 21%로 뒤를 이었다.
이번 3년 3개월 만기 7억달러는 그린 본드(녹색 채권)로 발행됐다. 그린 본드는 발행 자금이 친환경 사업에 사용되는 채권을 말한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는 그린 본드를 조달자금의 전체 또는 일부가 적격 그린 프로젝트를 융자(파이낸싱) 하거나 재융자(리파이낸싱) 하는 데 전적으로 활용되는 채권으로 정의한다.
흔히 그린 본드는 유동성과 수익성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채권 포트폴리오의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을 줄여주는 유용한 투자 수단이라고 불린다. 거기다 사회적 지지까지 얻을 수 있다. 주체가 환경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있음을 투자자에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이번 채권 발행을 포함해 올해만 총 20억4000만달러(2조4114억8400만원) 그린 본드를 발행하며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발행대금은 산업은행의 ESG 채권 관리체계에 따라 2차 전지, 재생에너지 등 그린 뉴딜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산업은행의 국제 신용등급은 AA 수준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인베스터스서비스(Moody's Investors Service)’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피치’가 각각 Aa2, AA, AA-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아시아 채권 발행 기관 중 AA 급 신용도를 가진 곳이 많지 않다는 점이 높은 안정성으로 이어졌다.
이번 조달로 산업은행은 올해 1월 15억달러(1조7721억원) 규모 글로벌본드 발행을 시작으로 3월 12억달러(1조4179억2000만원), 8월 2억스위스프랑(2562억4200만원) 규모 채권을 찍었다. 이번이 4번째 공모 한국물 발행이다.
이번 거래는 씨티그룹글로벌 마켓증권과 크레디아그리콜, 홍콩 상하이은행(HSBC), 미즈호증권, 미래에셋증권, 스탠다드차타드, KDB 아시아가 주관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달 초 역대 최저 가산금리를 달성한 외평채 10년물을 기준으로 활용해 금리 상승기에도 장기 외화 자금을 저금리에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국내 기관들의 후속 발행에 유리한 지표금리를 지속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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