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2억원대를 바라보는 서울 집값을 고려하면 강화된 대출규제 속에서 서민층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은 사실상 요원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 늘어난 가계부채 조이려던 금융당국, 정부 주문에 한 발 물러섰지만 ‘오락가락’ 비판 직면
앞서 금융당국은 최근 2년 사이 급격하게 늘어난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5~6%수준으로 동결하겠다는 규제안을 내놓았다. 이후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한 달 반 새 0.5%포인트 가까이 뛰면서 연 5%대 진입을 눈앞에 두는 상황까지 도래했다.
이에 정부와 여당이 실수요층 보호를 강력히 주문하고 나서면서, 금융당국 역시 한 발 물러서며 전세대출에 대해서는 가계대출 총량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중단했던 전세 대출을 오는 18일부터 재개하고 대출 한도도 완화하겠다고 화답했다. 다만 까다로운 조건을 걸어 ‘딱 필요한 만큼만’ 대출에 나서 여전히 대출에 이르는 길은 빠듯할 전망이다.
실수요자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일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있지만, 오락가락하는 정책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세에 살고 있는 서울 한 직장인은 “조만간 계약 만료 시기가 다가와서 새 집을 알아보느라 대출이 급했는데 대출이 막혀 오도가도 못하던 차에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애초에 처음부터 시장에 미칠 영향을 잘 생각하고 정책을 내놨어야 하는데, 선거 때문에 손바닥 뒤집듯 대출 정책이 변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 금융당국 DSR 강화 카드 ‘만지작’, 평균 12억 바라보는 서울 집값은 어쩌나
그런가하면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카드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열린 경제·금융시장 전문가 간담회에서 향후 가계부채 대책의 핵심은 상환능력평가의 실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고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상환능력평가의 실효성 제고가 DSR 규제 조기 확대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DSR과 관련한 내용일 수 있다”며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이 이뤄지는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DSR’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을 뜻하는 지표를 가리킨다. 주택대출 원리금 상환액과 기타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쉽게 말해 돈을 빌린 사람이 갚을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연봉 5천만원인 개인이 매달 200만원의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면 연간 2400만원, 이 개인의 DSR은 48%인 셈이다.
현재 DSR 기준은 은행별로 평균 40%, 비(非)은행 금융사별로 평균 60%가 적용된다.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의 시가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는 개인별 DSR 40%가 적용되고 있다.
내년 7월부터는 총대출액 2억원을 초과할 때로, 1년 후에는 총대출액 1억원을 초과할 때로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소득이 낮은 사람들의 주택 매입이 점차 힘들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KB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9978만원이었다. 경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또한 5억8242만원으로 6억원대를 바라보고 있으며, 인천 역시 4억1376만원으로 처음으로 4억원대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 또한 6억5365만원으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경기 아파트 평균 전세값은 3억7152만원, 인천은 2억7487만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