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수습기자 딱지를 막 뗀 신입기자랍니다. 아직 금융에 관해 잘 모르는 ‘금린이(금융+어린이)’에요.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최대한 정성 들여 쓰고 있는데, 쏟아지는 정보 속 저도 혼란스러울 때가 많답니다. 그런데 주변에도 보니까 금융에 관해 잘 몰라 헤매시는 분이 많더라구요.
최대한 제가 아는 선 안에서 친절히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다른 이슈 OOO 있었는데?’ 또는 ‘이건 뭐예요?’ 이런 궁금증 있으신 분들은 ‘dlawldbs20@fntimes.com’으로 적극 연락 바랍니다! 다들 ‘금린이’를 넘어 ‘금식인(금융+지식인)’가 돼 보자구요!! 아자아자! < 기자 말 >
날씨가 정말 왔다 갔다 하네요.
지난주는 국정감사로 정신없는 한 주를 보냈는데요. 가계대출 관리부터 대장동 의혹, 플랫폼 규제 등 금융권에 관한 뉴스도 많이 나왔습니다.
직장 다니느라, 애 보느라, 학교 다니느라 고생하신 분들! 주말에 마음 편히 지난주 금융 이슈 체크하시라고 이번 주에도 3가지 이슈 정리했습니다! 이번 주도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DSR 실효성 관리 강화 전망
문재인 대통령이 실수요자 보호 강화를 언급한 뒤 금융당국이 고수하던 ‘가계대출 총량 6% 지키기’에 한발 물러섰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전세대출에 관해서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예외 사항으로 두는 것인데요.
은행권은 즉각 반응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부동산담보대출 취급을 한시 중단했던 NH농협은행이 내일(18일)부터 전세대출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지점별로 정한 월 대출 한도에서 전세대출을 제외하기로 했죠. 다만, 전세대출 갱신 시 임차 보증금이 늘어난 범위 내에서만 대출을 내줍니다. 신한은행은 5000억원으로 묶었던 전세대출 한도를 풀고, 우리은행은 실수요자에 한해 전세대출 한도를 추가 배정할 계획입니다. 하나은행은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범위 이내’만 전세대출을 허용하는 기조를 그대로 이어갑니다.
금융당국이 조만간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추가 대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오는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권 종합감사 이후인 22일 또는 이달 마지막 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의 실효성 관리 강화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인데요. 이는 ‘돈을 버는 만큼만 빌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금융당국의 확고한 기조에 따른 조처입니다. 단,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당국에 요구한 대로 논란의 중심에 있던 전세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에 관해서는 규제 완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 : 모든 신용대출 원리금을 포함한 총 대출 상환액이 연간 소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추가 대책은 크게 DSR 실효성 관리 강화와 전세대출 및 2금융권 대출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수요자 보호 방안도 포괄적으로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죠.
DSR 조기 도입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DSR은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 ▲학자금 대출 ▲카드론 등 모든 대출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더한 원리금 상환액입니다. 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에 신용대출 등 다른 대출 이자를 더한 금융부채로 대출한도를 계산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대출 한도만 계산하는 담보 인정 비율(LTV)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라 할 수 있죠. DSR을 도입하면 연 소득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금융부채가 커지기 때문에 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됩니다.
원래 금융위는 연 소득 대비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액을 40% 내로 제한하는 ‘차주별 DSR 40% 규제’를 3단계에 걸쳐 도입하려 했습니다.
현재는 1단계를 실행하고 있는데요. 규제지역 내 6억원 초과 주택을 구매하는 주택담보대출과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관해서만 선제 적용하고 있습니다.
내년 7월에 2단계, 2023년 7월에 3단계를 실행해 총 대출액을 각각 2억원, 1억원 초과로 대상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를 앞당기려고 하는 것이죠.
그 이유는 역시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에 있습니다. DSR 1단계를 적용한 지난 7월~9월 사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무려 14조원에 달했습니다.
최근 급증한 전세대출을 규제할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인 6%대를 넘기더라도 전세대출이 중단되지는 않도록 하겠다고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최근 밝힌 바 있는 만큼 전세대출 규제가 이뤄지더라도 실수요자 피해는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위가 조절될 전망입니다.
금융권에서는 몇 가지 전세대출 규제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선 기존 계약을 갱신하는 사람들의 대출 한도를 보증금 인상분 이내로 제한하는 조치가 첫 번째입니다. 지금까지는 전세대출을 받으면 보증금 총액의 최대 80%가 가능했지만, 앞으로 증액분에 관해서만 대출받을 수 있도록 바꾸는 것입니다. KB국민은행이 지난달 29일부터 이와 같은 조처를 취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DSR 규제에 전세대출을 포함하는 방안입니다. 현재는 DSR 산정 시 전세대출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세대출이 DSR 규제에 포함되면 대출 한도가 더 축소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이자와 원금을 함께 상환하는 전세대출의 ‘부분 분할 상환 방식’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DSR 비율이 70%와 90%를 초과하는 경우 추가 대출을 막는 것입니다. 현재는 보통 DSR 70% 초과 비중은 신규 대출 취급액의 5~15%, DSR 90% 초과 비중은 3~10%로 관리 중인데, 이 비율을 낮추면 대출 규모나 건수가 많은 채무자의 추가 대출을 규제할 수 있게 됩니다.
네 번째는 전세대출의 보증 기관 보증비율을 인하하는 방법입니다. 현재 시중은행은 한국주택금융공사(90%)나 서울보증보험(100%), 주택도시보증공사(100%) 보증을 받아 전세대출을 내주고 있는데요. 금융당국이 보증비율을 낮추면 은행이 리스크를 더 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금리를 올리거나 대출 한도를 줄이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카드론(장기 카드대출)의 DSR 조기 적용도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입니다. 은행 전체에 가계대출 규제를 가하고 있는 만큼 대출이 쏠리고 있는 2금융권을 중심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인데요. 현재 차주별 DSR 한도는 은행권 40%, 비은행권 60%인데 카드론의 경우 내년 7월까지 유예된 상태입니다.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대출 규제 정책에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미 계약금을 잃은 실수요자들의 분노가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는데요. 전세대출 규제로 계약금을 날리거나 반전세로 전환했는데 정부가 다시 대출을 허용하며 형평성 논란이 터진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올해 4분기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전세대출을 두고 ‘정부가 서민을 대상으로 전세대출 선착순 게임을 하고 있다’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실제로 최근 대전의 한 신용협동조합 앞에는 근처 아파트 입주 예정자 350명 정도가 집단대출을 받기 위해 오전 8시부터 긴 줄을 늘어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늦게 줄 선 80명 정도는 결국 접수조차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죠.
이런 가운데 15일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가계부채 증가 원인 중 부동산 가격이 오른 이유도 상당히 크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추경호닫기추경호기사 모아보기 국민의힘 의원이 “가계부채 원인은 부동산 가격 폭등인데, 위험선호나 차입에 의한 수익 추구 등을 말하며 국민을 탓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일부 인정한 것인데요.
이 총재는 “거래량이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동일하다는 전제 아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라 가계부채 규모가 커진 점도 있다”며 “가계부채를 잡으려면 주택시장이 안정돼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실제 국내 주택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미국과 독일, 영국에 비해 빠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국정감사에 앞서 제출한 ‘업무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1년 전인 2019년 4분기 대비 1.13배로 확인됐는데요. 이는 미국과 독일, 영국의 1.07배 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한편,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올해 2분기 기준 105.6%까지 올랐습니다. 지난달 가계대출 총액은 역대 최대인 1052조7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5대 시중은행만 놓고 보면, 가계대출 잔액이 702조8878억원으로, 전월(8월) 698조8000억원과 대비해 4조1000억원(0.75%)가 증가했죠. 올해 남은 5대 은행의 대출액은 총 7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시중은행은 임시 조직(TF)을 구성해 총량규제에 따른 잔금대출 중단으로 잔금을 납입하지 못해 입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없도록 110여개 사업장의 잔금대출을 모니터링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합니다.
◇ 2021 국정감사, 금융권 소식
신용보증기금의 현금 공탁으로 인한 연간 기회비용이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에 기금 운용을 효율적으로 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더불어민주당‧인천 남동구을) 의원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기금의 채권보전 신청 및 현금 공탁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총 1만8179건의 채권보전처분 신청 중 31.8%에 해당하는 5783건에 관해 현금 공탁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공탁 : 금전이나 유가증권 등을 제3자(공탁소)에 맡기는 행위
신용보증기금은 보통 담보능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 채무 신용을 보증합니다. 보증 기업의 부실채권을 회수하는 과정 중 법원에 채권 보증을 신청하고요. 이때 법원은 신용보증기금이 무리한 채권보전조치를 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채무자 피해를 신속하게 보상하고자 현금 공탁을 명령합니다.
현재 공탁금 잔액은 지난 2018년 543억원에서 2019년 478억원, 2020년 392억원을 매년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400억원가량 잔액이 법원에 묵여있는 셈이죠.
윤관석 의원은 “현금 공탁 때문에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연간 10억원 수준”이라며 “보증재원으로 활용했다면 보증배수 12배를 고려했을 때 120억원 규모 추가 보증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상환능력이 없는 채무자에 관한 소송을 최소화하는 등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며 “현금 공탁 대신 보증보험 증권으로 대체하도록 하는 등 기금이 효율적으로 운용될 수 있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당부했죠.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산업은행 회장은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독자생존도 고려한다고 보고했는데, (국회에서) 허위보고한 것이냐”는 오기형(더불어민주당‧서울 도봉구을) 의원 질의에 “아니다”고 답했습니다.
이 회장은 “다양한 대안을 이야기할 때 있어 아시아나항공 독자생존을 단정적으로 배제한다고 할 수는 없고 대안 중에 하나로 들어가는 것”이라며 “기간산업 안정 기금(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기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40조원 규모로 조성된 정책 기금)에서 수조원을 투입해 개별 기업으로 남길 것이냐, 산업 효율화를 고려하면서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이냐를 놓고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는데요. 그는 “올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발발하며 무산됐지만,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 사장이 저를 면담하고 싶다 전갈이 왔다”며 “통합 항공사의 바게닝 파워가 좋아졌다는 의미”라며 “통합사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것은 기종 도입이나 여러 요건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대우건설 매각 논란에 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도 “적합한 절차로 진행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졸속 매각’이라는 정치권과 시민단체 비판에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죠.
통상 국가계약법에 따라 자산이 매각될 경우 산업은행은 공개경쟁입찰을 거쳐야 하지만, 이번 대우건설 매각에 있어서는 2000억원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빠르게 계약을 체결했고, 결국 ‘특혜 매각’ 논란이 불거지게 됐습니다.
이동걸 회장은 “가격이 조정된 것은 중흥건설이 (중흥건설 인수 희망가가 훨씬 높다는) 언론 보도 이후 수정 제안을 해왔다”며 “KDBI 입장에서는 수정 제안을 고려하든지 무효 처리를 해야 하는데, 무효 처리하는 게 불합리하기 때문에 기회를 동등하게 준 것일 뿐 재입찰은 아니다”고 해명했습니다.
같은 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관한 질의도 쏟아졌는데요. 야당 의원들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해당 사건에 연루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윤창현닫기윤창현기사 모아보기‧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 사업자로 몰아주기 위해 산업은행이 차입 금리를 경쟁사들보다 현저히 높게 써내는 등 ‘장기판 말’처럼 놀아난 것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한 마디로 조작한 것 아니냐는 말이었죠.
이에 관해 이동걸 회장은 “산업은행 컨소시엄이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탈락했다는 사실 때문에 아직 확인되지 않은 부분을 말씀하셨다”며 “산업은행은 대장동 사업에서 공모지침서에 따라 충실하게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건설업자는 사업 신청할 수 없는데 산업은행 컨소시엄에 건설업자가 2곳이나 포함돼 있었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두 곳 모두 건설업자가 아니다”고 반박했죠.
기업은행은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로부터 대출 주관 등 참여 수수료를 2016년부터 3년간 63억5900만원을 받은 점이 도마 위에 올랐는데요. 특히 기업은행 사업 수수료 수입 중 44%에 해당하는 28억원이 성남의뜰 감사보고서 재무제표에 누락돼 있어 의심을 받았습니다.
이에 관해 윤종원닫기윤종원기사 모아보기 기업은행장은 “기업은행 보고서에는 수수료 내역이 모두 기재돼 있다”고 답했습니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주 사이에 이면계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도 “없었다”고 부인했습니다.
수출입은행은 친환경을 앞에 내세우며 탄소 배출 주원인 중 하나인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에 과도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으로 질타 받았는데요. 방문규닫기방문규기사 모아보기 수출입은행장은 “기후변화와 탄소세 등 산업구조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유념하고 있다”며 “정부의 중장기적인 에너지 다변화 계획에 발맞춰 포트폴리오를 관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또한 남북 공동 연락 사무소 운영 경비와 개성공단 사업에 지원한 내역에 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는데요. 방문규 행장은 “수출입은행이 용역 사업 결과 중 일부 통일부가 직접 수행한 용역 사업(남북 협력 사업)의 경우에는 저희는 대금 지급 관련 증빙만 있고, 사업 계획 등은 통일부가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답했습니다.
아울러 지속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코로나 금융 프로그램을 내년까지 추가 재연장해 계속 지원하겠다는 의사도 밝혔습니다.
지난 8월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부동산담보대출 중단에 나선 NH농협은행에 관한 질의도 있었습니다.
최인호(더불어민주당‧부산 사하구갑) 의원은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농협은행의 대출 중단으로 지방에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농협은행에서 받은 자료를 꺼냈는데요.
최 의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농협은행 대출 증가폭은 9조5510억원으로, 이 중 55%가 서울‧경기 지역(5조2805억원)에 쏠려 있었습니다. 또한 서울‧경기 안에서도 토지 담보대출, 주택 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이 3조5617억원으로 67%를 차지했죠.
이에 권준학닫기권준학기사 모아보기 농협은행장은 “수도권 대출 금액이 건당 (평균) 9000만원 수준이고, 서울‧경기를 제외한 지역의 경우 건당 5000만원 정도”라며 “금액이 아닌 취급 건수만 보면 78%가 지역에서 이뤄졌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서 “앞으로 지역에서 불편하지 않도록 시정하겠다”며 “어제(14일)도 금융위원회와 협의해서 오늘부터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전세자금 대출 공급을 발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 한국은행은 15일 국정감사에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보고를 통해 최근 글로벌 공급 병목(supply bottleneck) 현상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잠재돼 있다고 판단했고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 금융·경제여건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한국금융신문>에서는 2021년 국정감사 소식을 다양하게 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참고 기사 : [2021 국감] 국민연금 국감, 일산대교 공방…김용진 "공익처분까지 이르지 않았으면")
(참고 기사 : [2021 국감] 오상훈 삼성화재 노조위원장 "평협노조 사측 대변 어용노조")
(참고 기사 : [2021 국감] 삼성화재 노조 간 교섭권 논쟁 국감장서 재점화)
(참고 기사 : [2021 국감] 네이버-미래에셋 자사주 맞교환…정은보 "공동보유 아니라는 유권해석")
(참고 기사 : [2021 국감] 4대 가상자산 거래소 예치금, 1년 만에 13배 증가)
(참고 기사 : [국감 엿보기] 연기금·공제회 국감 일정 돌입…국민연금 '시선집중')
(참고 기사 : [국감 엿보기] 강한승닫기강한승기사 모아보기 쿠팡 대표, 국감 출석 안 한다…건강상 이유)
(참고 기사 : [2021 국감] 시작부터 정책국감 대신 정치국감, 대장동 논란 속 50분만에 정회)
(참고 기사 : 게임사 확률형 아이템, 국감서 정조준)
◇ “빅테크 성장 따른 위험 초래 막아야”
★ 빅테크 :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같은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뜻하는 말
‘빅테크’란 말 다들 들어보셨나요?
국내 금융산업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 제공 사업을 핵심으로 하다가 금융시장에 진출한 업체를 지칭하는 말로 주로 쓰이는데요. 이들은 최근 송금과 결제뿐만 아니라 자산관리, 보험 판매 시장까지 진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빅테크의 성장에 관한 우려 섞인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순호닫기이순호기사 모아보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16일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 및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 강화 정책의 해외 동향 및 국내 규제감독에 대한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인데요.
해당 보고서에서 이 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에서 경쟁당국을 중심으로 온라인 플랫폼 및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개선방안에 관해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한국도 빅테크의 금융 서비스 제공에 관한 규제 틀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최근 GAFA라 불리는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거대 플랫폼을 대상으로 하는 ‘반독점 법안 패키지’ 5개 법률안이 발의됐고요.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빅테크 플랫폼을 대상으로 반독점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6월에는 ‘아마존 저격수’라 불리는 리나 칸 컬럼비아대학교 교수를 연방거래위원장으로 전격 임명하기도 했죠. 전반적으로 빅테크 규제 강화로 기조가 돌아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마존은 자사 플랫폼 입점 업체 자료를 활용해 유사 제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구글도 자사가 만든 제품을 검색 상단에 우선 노출시키고 있고요. 이에 상원 법안에는 빅테크가 자사 우대 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면 관련 매출액의 15%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최근 규모가 커지고 있는 빅테크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알리바바, 텐센트, 디디추싱 등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죠. 지난달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애플의 앱스토어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개인 소비자 소송을 허가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지금까지 유일하게 중국에서 사용되던 미국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인 ‘링크드인’이 중국 정부의 온라인 콘텐츠 검열 강화에 못 이기고 중국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정치적인 콘텐츠가 주요 검열 대상이었죠.
EU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지털세 법안 발의, 디지털서비스법 패키지 초안 공개 등으로 소위 ‘게이트키퍼(문지기)’ 역할을 수행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 규제를 높이고 있습니다. 영국도 경쟁시장청(CMA)에 디지털 시장 규제를 전담할 ‘디지털시장부서’를 신설했고요. 빅테크 플랫폼이 관여하는 업무가 워낙 다양해 해당 부서를 범정부적인 독립관청으로 승격하는 것에 관해서도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의 금융당국도 빅테크가 금융 플랫폼으로 진입하는 경우 금융 규제 등 감독 내에서 효과적으로 편입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그 이유는 빅테크가 금융부문으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기존 금융권이 구조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죠. 더 정확히 말하면, 변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위험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특히 부당 과잉 경쟁 초래와 금산분리 등 규제 사각지대 문제와 금융‧비금융 사이 경계가 모호화하는 것 등이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간편결제수단을 앞세워 온‧오프라인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카드사에 비해 가맹점 수수료 관련 규제를 덜 받고 있는 것을 두고 카드사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드사들이 온라인 가맹점에 관해 0.8% 수수료를 받고 있는 반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각각 2% 가까이 수수료 이득을 챙기고 있다”며 빅테크 규제 강화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참고 기사 : 생보사, 디지털 전환 가속화...'AI가 보험금 심사도 척척')
이순호 연구위원은 “기존 금융회사의 이사회에 정보기술 전문가를 포함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며 “빅테크는 금융업을 직접 수행하거나 금융기관과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적절한 면허를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죠.
아울러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금융당국 내 공정경쟁을 촉진하는 감독 기능을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됐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빅테크뿐 아니라 글로벌 빅테크가 영위하는 다양한 업무의 소관 규제당국 간 효율적인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규제당국 간 국제협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금융당국은 빅테크의 성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지난 6일 오전에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와 관련해 ”디지털 금융을 통한 금융산업 혁신을 지원하면서도 경쟁 저해와 소비자 보호 문제는 지속 점검하겠다“고 말한 바 있죠.
즉, 빅테크 자체에 관한 부정적 시각은 없지만, 빅테크가 금융업 진출 확대 과정 중 기존 금융사들과의 경쟁이나 안정을 저해하거나 금융소비자 보호에 빈틈을 보이면, 지속해서 점검‧대응하겠는 입장입니다.
한편, 빅테크를 향한 규제는 국내 펀드 시장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올해 3분기 국내 펀드 순자산이 800조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변동성 장세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냈는데요.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경기 피크아웃(정점 찍은 뒤 하락 기미), 빅테크 규제 등으로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며 개별 종목 투자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로 자금이 이동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빅테크가 전 세계적으로 자신들에게 향하는 규제를 어떻게 돌파할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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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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