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대출 총량관리 한도 규제에서 전세대출은 예외로 두기로 하면서 다음주부터 은행들이 중단했던 전세대출을 재개하거나 줄였던 한도를 완화하고 나선다. 이에 따라 전세 실수요자들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금융당국이 올해 4분기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전세대출을 제외하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농협은행은 전세대출 이외 일반 주택담보대출 등의 신규 취급은 계속 중단한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5대 시중은행과 실수요대출 관련 점검 회의를 열고 서민층 실수요자의 전세대출이 중단되지 않도록 4분기 중 취급되는 전세대출은 총량관리 한도(증가율 6%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실수요자가 이용하는 전세대출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올해 4분기 중 전세대출에 대해서는 총량관리를 하는 데 있어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할 것”이라며 “전세대출 증가로 인해 가계대출 잔액 증가율이 관리 목표를 초과하더라도 용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가계대출 총량관리와 투기 수요 방지를 위해 전세대출 한도를 임차보증금 증액 범위로 제한한 조치를 그대로 유지한다.
금융당국은 최근 전세대출이 급증하자 규제 강화도 고민해왔다. 고 위원장은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전세대출 규제 가능성을 언급하며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 6.9%를 달성하려면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현재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것의 대부분은 실수요자 대출”이라며 “실수요자 대출도 상환 범위 내에서 이뤄지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목표를 달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률적인 총량 규제로 실수요자가 피해를 입는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전세 실수요자들의 숨통은 일단 트이게 됐다. 올 들어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이 월평균 1조8000억원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은 이달부터 3개월간 최소 5조4000억원 이상의 전세대출을 추가로 취급할 수 있게 된다. 강도 높은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나서왔던 은행들도 여신 여력이 늘어나는 만큼 부담이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이 재개되면 일시에 수요가 몰릴 수 있어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불요불급한 전세대출이 과도하게 취급되지 않도록 여신 심사 과정을 꼼꼼히 살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