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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집값에 서울 떠난다…경기·인천으로 밀려나는 실수요자들
신반포 15차 내년 분양 ‘빨간불’…계약 해지된 대우건설, 항소심 승소
◇ 국감 첫날부터 ‘떠넘기기’ 급급…정책 검증 덮은 대장동 게이트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올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가 첫날부터 정책 검증은 실종된 채 ‘대장동 게이트’를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 간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이 이어졌다. 전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대상으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본질을 두고 여야는 첨예한 대치를 벌였다.
지난 5일 국토위 국정감사는 국토교통부·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새만금개발청을 피감기관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국정감사에 참석한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증인선서를 하기도 전,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대장동 특검 관련 피켓 논란으로 한 차례 정회되는 파행을 낳았다.
오전 10시에 개회를 선언한 국토위 국감은 1시간 30분가량이 지난 11시 30분경에나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여야 의원 모두가 집값 폭등·전월세난·주택공급 등 수많은 민생 현안 문제를 외면한 채 대장동 논란의 중심이 누구인지에만 초점을 맞춘 채 국감이 진행됐다. 일부 의원들이 민생현안을 언급하긴 했으나, 대장동 관련 논란을 언급한 뒤 남는 시간에 겉핥기 식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국토위 정회 파행은 오후에도 한 차례 발생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국토위 간사와 송석준 국민의힘 국토위 간사,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간에 대장동 피켓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한 번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간 고성과 삿대질 등이 오가기도 했다. 이후 박성민 의원은 의사진행을 위해 한 발 양보하며 피켓을 내리긴 했지만, 이미 국토위 진행 시간이 30분 이상 허비된 뒤였다.
이는 7일에 진행된 국감에서도 되풀이 됐다. 이날 국감 초반에는 여당 의원들이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는 문구가 적힌 야당 의원들의 마스크를 문제 삼았다. 또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LH 사장을 상대로 이 지사가 대장동 사업 설계를 통해 화천대유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다고 따졌다. 이에 민주당은 LH가 지난 2010년 대장지구 사업 철회의 배경에는 토건 세력의 로비를 받은 이명박 정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 치솟는 집값에 서울 떠난다…경기·인천으로 밀려나는 실수요자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뿐만 아니라 전셋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주거비 부담에 따른 ‘탈서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비교적 저렴한 경기와 인천에서 아파트를 매수하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경기와 인천 아파트 거래량은 각각 1만6249건, 3530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서울 거주자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경기 20.2%%, 인천 14.3%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경기(17.1%)와 인천(8.6%)보다 각각 3.1%p(포인트), 5.7%p 상승한 수치다.
특히 경기는 지난 7월(20.2%)에도 20%를 넘어섰고 인천은 작년 10월(10.2%)부터 연속 10개월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수요자들이 서울 진입이 쉬우면서 상대적으로 집값 부담이 덜한 경기와 인천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봤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9월 월간가격동향에 따르면 금천구를 제외한 서울 시내 24개 자치구에서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3000만원을 넘어섰다. 8월까지만 해도 강북구와 중랑구도 2000만원대였지만 한 달 만에 각각 각각 3060만원, 3030만원으로 뛰었다. 반면 경기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249만원이고 인천은 서울의 절반(1598만원)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면 경기와 인천 아파트를 살 수도 있다. 지난달 기준 경기와 인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7498만원, 4억1376만원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평균(6억5365만원)보다 저렴하다.
실제로 서울에서는 탈서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서울 총인구수(내국인)는 955만227명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월(955만8153명) 대비 7926명 줄어들었고 작년 같은 달(970만8247명)과 비교해 15만8020명 감소했다.
통계청 국내인구이동 통계에서도 서울 인구 순유출(전입인구-전출인구)폭은 최근 3년 새 커졌다. 지난 7월 기준 서울은 순유출 인구 8429명으로 전국에서 순유출이 가장 많은 시·도를 차지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된 순유출 인구는 6만835명에 달했다.
서울시가 지난 2010년에서 2020년까지 통계청 국내인구이동통계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지난 11년간 연평균 58만2000명 서울시민이 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이동 사유 중 주택이 31.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지난해 다른 시도로 전출한 서울 인구는 57만5000명으로 이중 절반 이상인 37만5000명(65.4%)이 경기로 이사했다.
◇ 신반포 15차 내년 분양 ‘빨간불’…계약 해지된 대우건설, 항소심 승소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15차(래미안 원펜타스) 재건축 아파트가 내년 분양을 앞둔 가운데 시공사 교체 위기에 놓였다. 해당 재건축 조합과 갈등으로 시공사 계약이 해지된 대우건설이 항소심에서 승소하면서 새로운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현재 공사를 중단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서울 내 대표적인 ‘로또분양’ 단지로 꼽히는 신반포15차 아파트의 분양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울고법 민사20부는 대우건설이 신반포15차 아파트 주택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을 상대로 낸 시공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우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시공자가 단순한 계약상 수급인이 아니라 공공적 성격을 갖는 정비사업 시공자로 도시정비법에 따라 엄격하게 보호되는 독점적 지위를 가진다고 주장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항소심 결정으로 대우건설은 시공사 자격을 인정받게 됐다.
앞서 신반포15차 조합은 2017년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며 공사비 2098억원에 도급 계약을 맺었다. 이후 설계 변경 등으로 대우건설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자 조합과 갈등을 빚게 됐다.
대우건설은 3.3㎡당 공사비(499만원)를 적용한 약 456억원에 설계 변경 추가 공사비 139억원을 더해 595억원 증액을 요구했지만 조합은 200억원(3.3㎡당 449만원) 증액을 주장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조합은 2019년 12월 대우건설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작년 4월 삼성물산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했다.
대우건설은 법원에서 시공자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정당한 권리행사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신반포15차 현장의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은 사업이 지연되면서 큰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대법원 판결까지 시간이 남기는 했지만 공사 중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확정될 때까지 공사, 분양 등 전체 사업 일정이 대폭 미뤄진다.
신반포15차는 총 사업비 규모 2400억원 수준으로 기존 180가구에서 재건축 후 지하 4층~지상 35층짜리 6개 동, 641가구 단지로 탈바꿈한다. 당초 신반포15차 조합은 전체 641가구 중 263가구를 내년 상반기 분양할 계획이었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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