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실련은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와 SH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장기전세주택 자산 가치는 전체 33조7000억원, 가구당 평균 10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SH공사가 공개한 장기전세주택 장부가는 7조5000억원, 호당 2억3000만원으로 시세 5분의 1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시와 SH공사 등이 취득한 장기전세주택 209개 단지, 3만2964가구에 대한 취득원가, 장부가, 시세를 비교 분석 했다. 자료는 SH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SH 장기전세주택 현황’을 활용했으며 시세 조사는 KB부동산 등 부동산 시세정보 등을 활용했다. 시세 조사 시점은 지난 7월 기준이다.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장부가와 차액이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단지는 강일1지구이다. 1667가구가 공급된 강일1지구는 시세는 1조6930억원이지만 장부가는 3502억원으로 시세보다 1조30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이외 위례 A1-10 1조, 위례 13, 고덕리엔파크3, 세곡2지구 3단지 순으로 장부가액과 시세 차이가 컸다. 209개 단지 전체로는 26조2000억원 축소 평가 돼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경실련은 “오세훈 시장은 과거 시행했던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분양가상한제 등 주택정책을 부활시키기 바란다며” “SH공사의 집장사, 땅장사를 중단시키고 공공주택 확대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경실련은 “재개발·재건축 매입임대는 지금처럼 용적률 완화에 따라 일부만 기부채납 받아서는 공공주택 증가 효과는 미흡하고 오히려 공공주택 확대를 명분 삼아 무분별한 재개발·재건축만 조장할 뿐”이라며 “최소한 개발 이전과 이후를 비교, 증가 용적률의 50%를 현물로 환수할 수 있도록 개발이익환수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SH공사는 경실련 주장대로 시세를 반영해 자산(장기전세주택)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일반기업회계기준에서 유형자산은 원가모형(취득원가로 측정)과 재평가모형(시세로 측정) 중 선택해 측정할 수 있다. SH공사는 원가모형을 사용하고 있다.
SH공사는 “재평가모형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합병 등 기업환경의 중대한 변화, 동종 산업이 대부분 채택한 회계정책으로 변경 등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나 이에 해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실련이 주장하는 시세 평가를 도입해도 공사 영업수지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SH공사는 “경실련 주장대로 SH공사 공공주택을 시세로 평가(재평가모형)한다고 가정해도 재평가로 증가한 금액은 당기손익 증가 등 영업수지 개선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따라서 공공주택 확대를 위한 재원 확보와는 관련이 전혀 없다”며 “경실련 재평가모형은 부채비율이 개선되는 효과는 있으나 SH공사가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한 지방공사채 발행을 위한 승인 심사 시 재평가잉여금은 제외되므로 변경 실익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SH공사는 “앞으로도 장기전세주택을 포함한 다양한 공공주택 공급을 통해 서울시민 주거안정과 주거사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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