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김경찬 기자] 금융당국이 선불전자지급업 등록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등록 기준 완화를 통해 많은 미등록 선불전자지급업체를 감독 대상에 포함시키고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계획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선불전자지급업 등록 기준으로 기존 범용성이 있는 2개 이상의 선불전자지급 수단을 발행에서 ‘1개 이상’으로 낮추고, 발행 잔액도 30억원보다 기준 금액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발행 잔액이 30억원 이상이고, 구입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용역의 범위가 2개 업종 이상인 경우 금융위원회에 선불전자지급업 등록을 해야한다. 머지포인트의 경우 지난 6월에 발행 잔액 30억원을 충족했지만 1개 업종에 해당한다고 반박하며 선불전자지급업을 등록하지 않았으며, 현재 통신판매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전국에 등록된 통신판매사업자는 156만8316개로, 선불업에 등록된 업체는 지난 3월말 기준 단 65개 업체뿐이다. 전금법 제49조5항에 따라 미등록 영업을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금융당국에서 직접 제재할 권한이 없어 검경에 수사의뢰를 요청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머지포인트를 운영하는 머지플러스에 대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으며,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지난해 전자금융업자의 자금 운용 투명성을 제고하고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자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으며, 국회에서는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을 의무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일각에서는 전금법 개정안과 관련해 이용자 예탁금 전액을 예탁하는 자금이체업자와 달리 대금결제업자의 경우 예탁금의 50%만 예치하도록 되어 있어 또 다른 ‘머지포인트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전금법 개정안의 소비자 보호 관련 일부 조항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많은 통신판매업체가 금융당국의 감독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선불업 등록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등록된 선불업자에 대해 고객 자금을 외부신탁하거나 보증보험 가입 의무화 등 이용자 자금 보호 가이드라인의 준수 실태를 재점검하기로 했으며, 미등록 업체에 대해서도 다수의 업종에 사용될 수 있는 포인트·상품권 등 전자지급수단 발행 업체 중 규모가 큰 업체를 우선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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