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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매물 나오나…인수 매력은 “글쎄”

기사입력 : 2021-04-25 08:00

(최종수정 2021-04-25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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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철수를 앞두고 출구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부문을 분리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을 비롯해 지방금융지주들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소비자금융 출구전략 추진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앞서 씨티그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한국, 호주, 중국, 대만,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폴란드, 바레인까지 총 13개국에서 소매금융에 대한 출구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추진 방식이나 목표 시한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부문 통매각, 분리매각, 단계적 업무 폐지 등 3가지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중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자산관리(WM), 뱅킹, 신용카드 등 소비자금융 사업 각 부문을 별도로 매각하는 ‘분리매각’ 방식이다. 한국과 함께 소비자금융 철수를 선언한 호주 씨티은행은 분리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금융 사업을 통째 매각하는 방식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어려울 경우에는 단계적으로 축소해 폐지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HSBC은행은 지난 2013년 국내 소매금융 부문을 철수하면서 KDB산업은행에 영업 양수를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결국 사업 폐지 절차를 밟은 바 있다.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부문을 통매각할 경우 예상 매각가는 1조원 이상이다. 다만 시장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WM 부문 등 강점을 제외하면 부진한 수익성, 고비용·저효율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인수 매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은행 업황이 악화된 점도 인수 메리트를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우선 인수 여력이 있는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은 선을 긋고 있다. 은행들이 현재 점포·인력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중복 지점 등도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들은 이미 영업 기반이 충분하고 오히려 점포와 인력을 줄이려는 상황에서 지점 수십 곳과 2000명 이상의 직원을 흡수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복되는 지점도 있을 것이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를 생각했을 때 인수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히려 주요 금융지주들은 동남아시아 지역 씨티은행 소매금융 사업을 인수하는 방안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현재 진출해 있지 않은 동남아 국가에서 씨티은행 소매금융 사업을 인수하면서 라이선스를 얻는 전략은 생각해 볼 수 있다”며 “매물이 공식화되면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거점 확대 유인이 있는 지방금융지주 역시 인수 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방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원뱅크’ 체제라는 점에서 인수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 DGB금융지주 측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JB금융지주 역시 이미 투뱅크 체제인 만큼 인수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이다. 한 지방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이미 은행 비중을 줄이고 비은행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는 데다 씨티은행의 퇴직금 관련 채무 등의 문제를 고려하면 사실상 인수 매력이 없다”고 말했다.

제1금융권 진출을 노리는 OK금융그룹이 그나마 인수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관건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씨티은행이 M&A보다는 자산과 부채만 떼어내 넘기는 자산부채이전(P&A·Purchase & Assumption)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P&A는 부실을 제외하고 우량자산과 부채만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M&A와 달리 피인수 회사 직원의 고용 승계 의무가 없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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