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물량이 늘면 전세가격 하락에 도움이 된다는 통계도 이제 옛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비사업이 늘고, 양질의 주거환경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전세가격이 입주와 무관하게 우상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인 2020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4만9,078가구로 2008년(5만7,379가구)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2020년에만 14.24% 상승해 부동산114가 2002년부터 시세를 집계한 이래 2번째(2015년 15.60% 상승)로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도입에 따른 과도기적 진통도 있었지만, 그 이면에는 과거보다 높아진 정비사업 비중과 거주요건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의 입주물량은 정비사업 비중이 80% 수준에 육박한다. 정비사업의 경우 기존 조합원이 전체 물량의 절반가량을 소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일반 가구에 돌아가는 물량은 눈에 띄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의 각종 규제로 실거주 요건(양도세 면제를 위한 2년거주, 주택담보대출 시 직접 거주 등)이 강화되며 전월세 시장에 나오는 물량은 더 적다.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임대차보호법이 강화되며 전월세가격을 추가로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114는 이 같은 이유로 입주물량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전세가격은 당분간 구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 2년 단위로 이어지는 전세계약을 고려할 때 올해 3월부터 진행될 이사철에 2020년 급등했던 전세가격이 반영되며 재계약이든(5% 상한제적용) 신규 계약이든(2020년 10%이상 튄 가격 감안) 높아진 가격에 수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114는 “결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든, 적든 전세가격은 임대차2법이 시행 이후 1년이 지나가는 올해까지는 과도기적 상승세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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