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의 SRI채권을 발행한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초대형 증권사들은 SRI채권 발행을 진행 중이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당초 5년 단일물 SRI채권 발행을 1000억원 규모로 모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 예상보다 6배가 넘는 6200억원의 주문이 몰리면서, 결국 100억원을 증액한 1100억원 규모로 최종 발행됐다.
NH투자증권은 이번 SRI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환경친화적인 발전회사 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증권은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그린1(매우 우량)’ 등급을 받은 5년 만기 ESG채권을 7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고 밝혔다. ‘그린1’은 친환경 및 기후변화 위기 대응 사업 분야에 투자할 목적으로 발행되는 녹색채권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이다.
삼성증권은 이번 ESG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미국 미드스트림과 프랑스 태양광 발전 사업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미드스트림은 탐사, 시추를 통해 생산한 정제되지 않은 천연가스를 정제, 액화한 뒤 다운스트림에 운송하는 사업이다.
미래에셋대우도 ESG채권 발행 대열에 합류한다. 다음 달 공모 회사채 3000억원 중 1000억원 상당을 ESG채권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다음달 3일 3000억원 모집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3·5·7년물 회사채 중 5년물을 ESG채권으로 발행할 계획이다. 발행 예정일은 같은 달 9일께다. 수요예측이 흥행하면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KB증권은 최대 4000억원 규모의 3·5년물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전일 수요예측을 마친 KB증권은 공모액 이상의 주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5년물은 ESG채권으로 다음 달 4일 발행할 계획이다.
SRI채권은 조달자금이 환경 또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창출하는 사업에 사용되는 채권을 말한다. 녹색채권, 사회적채권과 지속가능채권을 지칭하며 ESG채권, 사회공헌채권으로도 불린다.
채권 시장 내 SRI채권 발행 규모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SRI채권의 신규상장액은 58조9000억원으로 지난 2019년 33조2000억원 대비 12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채권 전체 신규상장금액인 769조원의 7.7%에 해당하는 규모다.
SRI채권이 최초로 상장된 2018년 이후 3년간의 누적 상장금액은 8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장 잔액은 전년 대비 55조3000억원(206%) 늘어난 82조1000억원에 달했다. 지난 2018년 SRI채권이 최초 상장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SRI채권 시장은 사회적채권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며 “정부의 활성화 정책 추진에 따른 녹색채권 발행 증가와 국민연금 투자수요 확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ESG회사채는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새로운 주류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2021년 ESG채권 중 회사채로 발행되는 규모는 20조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국내 주요 그룹들의 경영 화두는 ESG”라며 “ESG 경영 지침에 맞춰 투자가 확대되면서 ESG 채권 발행의 필요성이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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