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최근 환매연기 사태로 손해가 확정되지 않은 사모펀드에 대해서 판매사가 동의하는 경우 사후정산 방식으로 신속하게 분쟁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동의를 표명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대해 24일 분조위를 개최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원금보장을 원하는 80대 초고령자에게 위험상품을 판매한 경우에 대해 78%를, 소기업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작성해 초고위험상품을 판매한 사례에는 68% 배상이 결정됐다. 기업은행은 투자경험이 없는 60대 은퇴자에게 투자대상의 위험성을 미설명했다며 65%를 배상토록 했다.
나머지 투자피해자에 대해서도 이번 분조위 배상기준에 따라 40~80%의 배상비율로 조속히 자율조정이 이루어질 계획이다. 법인은 30~80%이며 투자자별로 적합성원칙 위반여부, 투자경험 등에 따라 차등 적용될 예쩡이다.
‘라임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173개 펀드 1조6700억원의 환매연기로 인해 4035명의 개인, 581개 법인이 투자 피해를 입었다. 라임자산운용은 이 사건으로 지난해 12월 2일 등록이 취소됐고, 펀드는 회수절차를 위해 설립된 웰브릿지자산운용으로 이관됐다.
지난 15일까지 분쟁조정 신청은 총 682건이 발생했으며 은행이 351건, 증권사가 331건이었다.
분조위는 토의에 부친 3건 모두 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투자자 성향을 먼저 확인하지 않고 펀드가입이 결정된 후 공격투자형 등으로 사실과 다르게 작성했으며, 주요 투자대상자산(플루토FI-D1 펀드)의 위험성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안전성만 강조해 ‘적합성원칙’과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특히, 과도한 수익추구 영업전략 및 투자자보호 노력 소홀 등으로 고액·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책임도 크다는 게 분조위의 판단이다.
이번 손해배상비율은 지난 2014년 발생한 동양 CP·회사채 사건과 KT-ENS 신탁, DLF 등 기존 분쟁조정 사례와 동일하게 30%를 적용하고 본점 차원의 투자자보호 소홀 책임 등을 고려해 은행별로 각각 25%(우리은행), 20%(기업은행)를 공통 가산했다.
금융위 설치법 제55조에 따라 향후 분쟁조정 신청인과 은행이 조정안을 접수한 후 20일 이내에 조정안을 수락하는 경우 조정이 성립된다.
금감원 측은 “현재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수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계약 취소 등으로 재조정이 가능하다고 조정결정문에 명시했다”며 “나머지 조정대상에 대해서는 분조위 배상기준에 따라 자율조정 등의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khk02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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