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지난해 이통3사 가운데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KT는 지난 9일 연결기준 매출액 23조9167억원, 영업이익 1조184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무선사업 및 초고속인터넷 사업의 매출은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유선전화의 경우 전년보다 7.3% 감소한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AI(인공지능)·DX(디지털전환)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11.8%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간 ABC(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중심으로 사업 역량 강화를 해온 덕분이다.
실제로 KT가 지난해 11월 오픈한 용산 IDC(인터넷데이터센터)는 예약률 70%를 달성했다. 클라우드 사업도 공공·금융기관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AI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AI 콘택트 센터(AICC) 서비스는 현재 대기업·금융사·교육기관 등 다양한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우선 KT는 지난해부터 역량을 강화해온 ABC 사업을 중심으로 디지코 전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히 올해부터 5G 보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김영진 KT CFO는 지난 9일 열린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B2B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며 “사업 추진에 있어 주요 파트너사와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M&A(인수합병)나 지분투자를 통해 부족한 역량을 채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T의 B2B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부분은 스마트팩토리다. KT는 지난해 현대로보틱스에 500억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면서 제조업 디지털 혁신 역량을 확보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총 42건의 5G 스마트팩토리 협동로봇을 수주했다.
또한 현대건설기계와는 5G 기반 무인지게차 융합기술을 공동개발했다. 김 CFO는 “제조뿐만 아니라 조선, 건설, 의료, 미디어, 공공 등에서 B2B 사업 협력 사례를 발굴하고 있고, 향후 특수분야에서도 사업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사내 AI·DX 인재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구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미래인재육성 프로젝트’를 가동해왔다. 현재 78명 규모의 2기가 운영되고 있다. 1기 교육생들은 AI, 클라우드, DX 등 관련 부서에 배치돼 업무를 수행 중이다.
이는 외부 인재 영입에 의존하는 타 기업들과는 다른 행보다. KT는 “AI·DX 사업의 성장과 안착을 위해서는 잠재력이 있는 내부 인재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구 대표의 신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오는 2022년까지 1000명 이상의 AI·DX 인재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DX 사업과 함께 미디어·커머스·금융 사업을 신성장 영역으로 꼽기도 했다. 이 일환으로 최근에는 콘텐츠 전문기업 ‘KT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웹소설·웹툰·오리지널 콘텐츠의 투자 및 기획, 제작, 유통까지 아우르는 그룹 콘텐츠 사업을 총괄 주도할 예정이다.
또 KT가 IPTV 사업(올레tv, KT스카이라이프), OTT 플랫폼(KT 시즌), 음원 플랫폼(지니뮤직), 광고(나스미디어) 등 다양한 콘텐츠 자회사를 가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KT그룹이 보유한 강력한 미디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내 유력 제작사들과의 협업을 강화해 KT 스튜디오지니를 국내 최고 수준의 콘텐츠 사업자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CFO도 “가입자 기반으로 시청형태를 분석해 타겟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으며 지적재산권 역량 기반으로 제작 분야에도 적극 진출할 수 있다”며, “KT그룹이 보유한 플랫폼 및 채널 경쟁력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 등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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