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 한진칼 유상증자 추진 박차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어제(1일) KCGI의 ‘한진칼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이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KCGI는 지난달 25일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직접 자금(약 5000억원)을 투입, 신주를 발행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식은 위법하다며 해당 신청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KCGI가 문제 삼은 한진칼의 신주 발행은 상법과 한진칼 정관에 따라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 항공사 경영이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산은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조 회장 우호지분과 주주연합의 한진칼 지분율 차이는 4% 이상 날 것”이라며 “주주연합 측의 한진칼 지분율은 신주인수권을 고려하더라도 42.9%”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를 감안할 때 주주연합과 조원태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료됐다”고 덧붙였다.
◇ 아시아나항공 재무 악화는 골머리
우호지분 확보라는 호재도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심각한 재무 악화는 조원태 회장의 골머리를 썩일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구조는 회복할 기미가 요원하다.
특히 부채비율은 2000%가 넘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2308.07%다. 전분기 2365.96% 대비 57.89%포인트 낮아졌다. 전분기보다 부채비율 개선됐지만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7년 이후 급격하게 상승했다. 2017년 720.25%였던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2018년 814.81%, 2019년 1795.22%로 올랐다. 지난 1분기에는 1만6833.07%까지 치솟기도 했다.
높은 부채비율은 향후 많은 자금 투입을 의미한다. 현 재무구조로는 조원태 회장의 재무 부담을 높여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기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또 다른 무형자산인 ‘영업권’도 2017년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영업권은 눈에 보이는 자산이 아닌 브랜드 충성도, 기업 입지 조건, 기술·조직의 우수성 등을 고려해 동종업계의 다른 기업들에 비해 초과수익을 가질 수 있다고 기대해 부여하는 무형자산 중 하나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경쟁사 대비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다. 기업 M&A 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나타내기도 한다. 해당 수치가 높으면 피인수 기업에서 몸값 상승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 중 하나다.
아시아나항공 지난해 영업권은 193억원으로 전년 247억원 대비 21.86%(54억원) 급감했다. 즉, 여타 경쟁사 대비 가지는 초과수익이 20% 이상 줄었다는 의미다. 아시아나항공 영업권이 100억원대로 하락한 것은 2016년(132억원) 이후 3년 만이다.
지광훈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대한항공 자체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적 불확실성이 높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과 관련해 유상증자 등 각종 변수로 인수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판단돼 인수 이후 들어갈 재무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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