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산업은행이 추진하는 대항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연일 힘을 싣고 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제기한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항공업 재편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은 위원장은 “(아시아나항공이)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이 됐다면 양사 체제로 갈 수 있었을텐데 매수 의사를 철회했다”며 “다른 잠재적 인수자한테 의사를 타진했지만 전부 안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남은 건 독자생존인데 독자생존은 항공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어렵고 혈세를 양사에 계속 집어넣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16일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위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하고 30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는 등 총 8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에 직접 지원이 아닌 한진칼을 통해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한항공에 지원하면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이 떨어진다”며 “한진칼의 지분율이 20% 미만으로 떨어지면 한진칼이 갖고 있는 대한항공 지분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모회사 쪽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현실의 벽 때문에 그랬다”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한다. 현재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29.27%(보통주 기준)이다.
은 위원장은 ‘한진칼이 경영권 분쟁이 있는 상황에서 양사의 통합을 서두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누구를 도와주려고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만연해서 논의한 결과 현실적으로 당장 아시아나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시아나에 자금을 줄 수밖에 없는데 주면 부채비율이 올라가고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기존에 채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회수할 수 있는 트리거 조항이 있다. 이 자체가 너무 비현실적이고 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도규상 금융위 부위원장도 대한항공와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하며 산은 편을 들었다. 도 부위원장은 전날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대해 “국유화를 방지하고 효율적 관리를 통해 국내 항공산업의 조기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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