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카드론·대부업으로밀려나던 중·저신용 차주를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이는 ‘포용금융실험’이 수치로 성과를 입증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번 중금리대출 성과의 핵심은 ‘역할 분담’이다. 온투업체는빅데이터 기반 대안신용평가모델(CSS)을 활용해 비금융 데이터를 포함한 정밀 심사를 맡고, 저축은행은 자금력을 제공하는 구조다. 기존 신용평가 체계에서 충분히평가받지 못했던 중신용자를 선별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이 협력 모델에는 머니무브, 모우다, 어니스트에이아이, 에잇퍼센트, 타이탄인베스트,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등 6개 온투업체와 다수의 저축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은행과 대부업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1.5금융 모델’로 부르고 있다. 제도권 금융의 안정성과 핀테크의 혁신성을 결합했기 때문이다.
특별히 눈에 띄는 대목은 규제 준수다. 참여 기관들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와 개인 신용대출을 연 소득 1배 이내로 제한하는 ‘6·27 대출 규제’를 모두 적용하고 있다. 가계부채를 무작정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질적 개선을 전제로 한 중금리대출 공급이라는 점에서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홍재문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회장은 “핀테크 기반 신용평가 기술과 전통 금융기관의 자금력이 결합해 서민금융과 중금리대출을 실질적으로 확대하는 상생모델이 구축됐다”며 “시행 첫 해임에도 6개월 만에 1000억원을 달성한 것은 온투업권이 제도권 금융의 신뢰속에서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성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미진한 부분도 없지 않다. 연계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어날수록 연체율 관리와 리스크 통제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온투업의 대안 신용평가가 경기 하강 국면에서도 유효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중장기적으로 검증이 필요하다.
이미지 확대보기그렇지만 시장의 기대는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29개 저축은행이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데 이어, 올해 9월 추가로 20개 저축은행이 연계투자 참여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2026년을 기점으로 더 많은 저축은행이 합류하면서 중금리대출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저축은행·온투업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역할을 나누는 구조는 향후 포용금융의 하나의 표준이 될 것”이라며 “관건은 속도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라고 전했다. 고금리와 저신용 사이에 끼어 있던 금융 수요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금융사다리’가 일회성 실험에 그칠지,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 잡을지는 이제부터의 관리와 성과에 달렸다는 진단인 셈이다. 온투업계와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협력모델이 어떻게,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종회 한국금융신문 기자 jh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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