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의 ‘노동이사제’ 도입이 불투명해졌다. KB금융 이사회에 이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KB금융 우리사주조합에서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에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ISS의 의견이 외국인 주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우리사주조합의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9월 29일 주주 제안을 통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문가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우리사주조합은 ESG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과 ESG 분야의 적극적인 책임 이행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KB금융 이사회는 일찌감치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반대 입장을 내고 주주들에게 주총 의결정족수 확보를 위한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했다. 당시 이사회는 “당사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후보군 구성·평가·압축·평판 조회·최종 선정의 단계로 체계적이고 엄격하게 진행된다”며 “주주 제안 후보의 법적 자격요건 충족 요건과는 별개로 KB의 모범적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추천 절차를 거치지 않은 후보가 선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 여부는 KB금융 임시 주총에서 표 대결로 판가름 날 예정인데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면서 우리사주조합에 불리한 상황이 됐다. JP모건(6.4%), 싱가포르 투자청(2.47%)을 비롯해 KB금융 지분 60% 이상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ISS 의견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ISS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을 때도 반대 의견을 냈고, 두 차례 주총에서 모두 해당 후보들의 선임이 부결됐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우리사주조합이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충분한 찬성표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외이사 선임은 의결권 주식 수 4분의 1 이상, 참석 주주 절반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우리사주조합이 이번 안건 통과를 위해 얻은 우호 지분은 약 234만주(0.6%)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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