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라면시장에서 농심은 자타공인 1위 사업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시장의 총매출액은 2조830억원으로 집계됐다. 브랜드별로 보면 특히 지난해 매출 상위 10개 라면 중 절반은 신라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 농심 제품이었다.농심 신라면이 전체 매출의 15.97% 규모인 3327억5600만원으로 1위에 올랐다. 매출 2위는 오뚜기 진라면이 1944억2200만원(9.33%)이 차지했다. 신라면과 점유율은 6.64%포인트 차이다. 3위에 오른 농심 짜파게티는 1822억4300만원(9.03%)으로 진라면 뒤를 바짝 쫓았다. 농심 너구리 938억8400만원(4.50%), 농심 안성탕면 936억8800만원(4.49%)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신라면·진라면·짜파게티는 지난해 1·2·3·4분기 모두 같은 순위에 올랐다.
국내에 출시된 수많은 라면 중 농심 제품이 꾸준히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고정 소비층이 단단한 농심이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비상상황이었다. 라면 시장이 갈수록 축소됐기 때문이다. 2013년 2조100억원을 정점으로 2015년부터 2조원대 안팎 2017년 2조원, 2018년 2조500억원 등 성장세가 멈췄다. 라면 주 소비층인 2030 세대가 외식으로 눈을 돌렸고 신제품 유행 주기 단축, 가정간편식(HMR) 대중화의 영향을 받았다. 라면 업계는 다양한 신제품 출시로 내수 시장을 공략하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등 성장동력 재점화를 위한 방법을 찾고 있었다.
코로나19 정국을 맞아 상황은 반전됐다. 라면을 비상식량으로 사두는 경우가 늘어난 덕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라면 매출은 1조1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7.2% 성장한 수치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불티나게 팔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6.7% 증가한 4억500만달러(약 4800억원)를 기록했다.
◇ 국내외서 찾는 농심 라면
국내에서는 스테디셀러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껑충 뛰었다. 신라면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2.4% 성장했고, 짜파게티는 23.2%, 안성탕면은 34.9%, 얼큰한 너구리는 28.4%씩 성장했다. 불티나게 팔리는 만큼 공장 가동률을 올려 생산성을 높였다. 올 상반기 기준 농심의 국내 사업소(공장) 7곳의 실제 가동시간은 17만2455시간, 평균 가동률은 64.5%였다. 전년 동기 대비 시간은 2만1221시간, 평균 가동률은 6.5%포인트 늘었다. 8만8399시간, 해외가 3719시간이었다. 중국과 미국에 위치한 해외 사업소 5곳도 가동 시간과 평균 가동률이 전년 대비 각각 761시간, 1.2%포인트 올랐다.
그 결과 농심은 올해 비약적인 성장이 가능했다. 농심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조3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567억원 대비 17.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50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163.8%나 껑충 뛰었다. 농심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외식보다 내식이 늘어난 특수한 상황에서 라면 수요가 증가했고, 라면을 활용한 레시피가 활발해지는 등 라면에 대한 인식들이 바뀌었다”며 “소비자들은 경기불황이나 재해 등 위기상황에서 검증된 인기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이 있어 신라면과 안성탕면 등 메인브랜드들이 판매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수요 증가로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공장 가동률도 올라간 것”이라며 “해외의 경우 지난 수 년간 이어온 진출 행보가 최근 빛을 발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