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 최선호주’ 매일유업은 2017년을 지주사 전환을 시작으로 지배구조를 정리했다.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은 창업주 고(故) 김복용 전 회장의 장남으로 1997년 매일유업 사장으로 취임하며 2세 경영을 시작했다. 김 회장이 매일유업을 이끈 지 20년 만에 이뤄진 변화였다.
김정완 회장이 지분율을 끌어올린 비결은 ‘신주 취득 후 유상증자 참여’였다. 매일유업은 2017년 5월 지주사 매일홀딩스와 사업회사인 매일유업으로 분할했다. 지주사 출범 이후 매일홀딩스가 보유한 매일유업 지분율은 7.31%로, 공정거래법 지주사 행위제한 위반을 해소하지 못했다. 매일홀딩스는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매일유업 지분을 추가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매일유업 오너일가는 보유 중인 매일유업 주식을 매일홀딩스에 넘기고 매일홀딩스 신주를 취득했다. 매일유업 주식을 갖고 있던 오너 일가 가운데 김정완 회장과 김인순 명예회장 단 2명만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로 인해 김정완 회장의 매일홀딩스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15.93%에서 38.27%로 대폭 높아졌다. 당초 김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율의 2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김인순 명예회장의 지분율도 5.8%에서 14.23%로 뛰었다.
분할 후 김 회장은 매일유업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매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 이름을 올렸고, 그의 사촌 동생인 김선희 대표가 사업회사인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김선희 사장은 2009년 매일유업 재경본부 본부장으로 합류할 때부터 매일유업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다. 현재는 17주를 갖고 있어 사실상 전문경영인에 가깝다.
지주사 설립 후 난관은 하나 더 남아있었다. 그룹사 계열분리였다. 당시 매일유업은 유가공부문, 유·아동 의류 및 용품 부문, 기타 부문으로 사업을 나눠놨다. 이 중 유·아동 의류 및 용품 부문을 담당하던 법인이 ‘제로투세븐’이다. 제로투세븐은 창업주의 3남 김정민 회장이 경영을 맡아 왔다.
올해 6월 말 기준 제로투세븐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39.82%의 씨케이코퍼레이션즈이며, 씨케이코퍼레이션즈 최대주주는 김정민 회장이다. 김 회장은 개인 보유 지분 및 씨케이코퍼레이션즈의 보유분을 합쳐 실질적으로 제로투세븐을 지배하게 됐다.
결과적으로는 그룹사 계열분리가 형제간 사업 분할인 셈이었다. 아울러 매일홀딩스로써는 적자 흐름을 보여온 제로투세븐이 실적에서 제외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계열사 지원 부담 우려에서도 자유로워지는 효과가 있었다. 제로투세븐도 씨케이팩키지 실적이 더해지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등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제로투세븐은 지난 2014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오다 씨케이코퍼레이션즈 재무제표가 인식되기 시작한 2019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제로투세븐의 매출액은 2136억원, 영업이익은 112억원, 당기순이익 93억원을 기록했다.
2세 경영체제가 완전히 굳혀진 가운데 김정완 회장의 장남인 3세 김오영씨의 매일홀딩스 지분 구조에 관심이 쏠린다. 김씨는 2016년 매일유업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현재 매일유업과 매일홀딩스의 지분을 각각 0.01%씩 갖고 있다. 제로투세븐 지분율은 6.56%에 달한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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