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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기업 지배구조 리포트] ④ 삼양식품 ‘K-라면’ 주역에도 여전한 오너리스크

기사입력 : 2020-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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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 흥행에 최대 실적 갱신
오너 공백…3세 경영 체제 돌입

▲ 유튜브에서 ‘fire noodle challenge(매운 음식 도전)’을 검색하면 외국인들이 불닭볶음면을 먹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조회수가 7000만회가 넘는 영상도 있을 정도로 인기다. 사진 = 유튜브 갈무리 이미지 확대보기
▲ 유튜브에서 ‘fire noodle challenge(매운 음식 도전)’을 검색하면 외국인들이 불닭볶음면을 먹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조회수가 7000만회가 넘는 영상도 있을 정도로 인기다. 사진 = 유튜브 갈무리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최근 3년 사이 음식료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 물결이 거셌다. 지주사 전환 요건이 까다로워지기 전 지분 구조 정리에 나선 이유에서다. ‘순환출자 해소’,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합병’이 명분이었지만 ‘자사주의 마법’ 덕분에 오너들의 지배력이 공고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식음료 기업들의 지주사 전환 과정을 살피고 과제도 짚는다. 〈편집자 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이미 ‘K-푸드 대표주자’다. 매운 제품을 먹고 반응을 보이는 ‘챌린지’ 형식의 유튜브 영상이 꾸준히 이어진 효과다. 최근에도 신림동백순대볶음면, 불타는 고추비빔면 등 개성 있는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오너리스크라는 악재가 아직 남아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삼양식품을 이끌어 오던 전인장 회장과 그의 아내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후 1994년생 오너 3세가 전면에 등장했고, 오너 일가의 삼양식품 지분 구조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삼양식품은 2016년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5년만 해도 3000억원대 언저리를 맴돌다가 2016년 3593억원, 2017년 4585억원, 2018년 4694억원, 2019년 5436억원으로 매년 폭풍성장했다. 2015년 이후 외국 인플루언서가 극한의 매운맛에 눈물 흘리며 불닭볶음면 먹방에 도전하는 콘텐츠(fire noodle challenge)들이 유튜브에서 대박을 터뜨리면서 매출은 크게 늘었다. 이후 삼양식품은 까르보 불닭볶음면, 불닭쫄볶이, 치즈불닭볶음면 등 5년간 약 30종의 불닭시리즈를 출시하며 흥행을 부채질했다. 그 결과 불닭볶음면이 2012년 정식 출시될 당시 매출액은 3258억원였지만 지난해 말까지 66.8% 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집콕’ 효과를 받은 2분기 역시 실적 전망이 좋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연결기준 매출액 1594억원, 영업이익 25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각각 19.25%, 24.41% 증가한 숫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양식품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18.14% 증가한 6422억원으로 추정한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익 또한 같은 기간 각각 33.28%, 37.99% 늘어난 1043억원, 8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은 순항하는 반편 오버리스크는 여전히 크다. 삼양식품은 고 전중윤 명예회장이 1961년 세운 회사다. 전중윤 창업주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11년 이후 창업주의 장남인 전인장 회장과 아내 김정수 전 삼양식품 사장 부부가 회사를 이끌고 있었다. 전인장 회장 부부는 2008~2017년 삼양식품이 계열사로부터 납품받은 포장 박스와 식품 재료 중 일부를 자신들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부터 납품받은 것처럼 꾸며 49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2018년 4월 기소됐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지난해 1월 전 회장과 김 사장에게 각각 징역 3년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두 부부는 재판 결과에 항소와 상고까지 진행했지만 이는 모두 기각됐고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했다. 현재 전 회장은 수감 중이며 김 사장은 사장직을 내려놓게 돼 경영에서 물러난 상태다. 지난 6월부터는 정태운·진종기 각자대표가 각각 생산본부와 지원본부를 맡고 있다.

오너일가의 삼양식품 지배력은 공고하다. 지난 3월 기준 삼양식품의 최대주주는 삼양내츄럴스(지분율 33.26%)다. 김 사장과 전 회장은 삼양내츄럴스의 각각 1대 주주(42.2%)와 3대 주주(21%)다. 삼양내츄럴스의 2대 주주는 에스와이캠퍼스라는 회사로, 전 회장의 장남 전병우 삼양식품 이사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에스와이캠퍼스는 삼양식품 지분을 일부(1.67%) 가지고 있어 3세 경영 승계의 구심점으로 꼽힌다. 전병우 이사는 지난해 하반기에 삼양식품 부장으로 입사해 해외 전략을 담당하며 업무를 익혔다. 올해 6월부터는 이사로 승진해 그룹 전반의 경영을 관리하고 있다. 회장 부부의 경영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3세 경영 체제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이다. 전 이사는 올해 3월 삼양내츄럴스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오너 일가의 지분 구조 변화 흐름도 감지된다. 전인장 회장의 쌍둥이 형제인 전인성 전 이사는 보유했던 삼양식품 주식 15만주 가운데 8만주를 올 초부터 꾸준히 장내매도하며 1.99%였던 지분율을 0.93%까지 낮췄다. 친인척 관계인 전병주씨도 갖고 있던 삼양 주식 1만주를 모두 팔고 지분을 털어냈다. 그간 전병우 이사는 삼양식품 주식 2350주를 더 사들여 지분율을 0.03%포인트 높였고, 전 회장의 딸 하영씨도 4000주를 매입해 0.05%의 지분을 갖게 됐다. 전하영씨는 삼양식품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기에 전 회장의 자녀 모두 경영 일선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전병우 이사는 1994년생, 전하영씨는 1995년생이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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