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시장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는 일명 ‘임대차 3법’이 국회 상임위를 모두 통과했다.
임대차 3법 중 전·월세 거래신고제의 근거가 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은 이미 전날인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토위에 따르면 부동산거래신고법과 공공주택특별법, 민간임대주택특별법 등 8개 법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전월세 신고제는 전월세 거래를 하면 30일 내에 임대 계약 당사자와 보증금 및 임대료, 임대기간, 계약금·중도금·잔금 납부일 등 계약사항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는 집주인이 주택임대사업자로 신고한 경우가 아니라면 전세나 월세 세입자를 받아도 별도 신고 의무가 없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게 된다. 임대차 계약이 신고되면 자동으로 확정일자도 부여된다.
다만 집주인은 직계존속·비속이 주택에 실거주할 경우 계약 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
집주인이 실거주하지 않는데도 세입자를 내보낸 뒤, 갱신으로 계약이 유지됐을 기간 내에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면 기존 세입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정부는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 전월세 시장의 급격한 임대료 상승을 억제할 수 있고 임대보증금 등에 대한 조세도 한층 세밀하게 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당장 부동산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전셋값을 못 올리면 관리비라도 올려 받겠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임대인들의 항의가 넘쳐흐르고 있다.
임대차3법 통과 전에도 전세시장의 불안은 급격하게 가중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지난주까지 56주 연속 상승했으며, 서울 곳곳에서 전셋값 신고가 사례가 속출하는 등 시장 불안정은 가속화했다.
직계존속·비속이 주택에 실거주할 경우 계약갱신 청구를 거부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기존 세입자들을 내보내고 자신들이 직접 실거주용으로 전셋집을 사용하겠다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과도한 압박식 규제가 임대인들은 물론 임차인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공인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부동산 상황이 워낙 정신없이 바뀌다보니 이제 집주인들이 매물 자체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이번 대책은 전셋집을 구하려는 사람들한테도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내놓았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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