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였던 지난달 28일 스킨푸드는 명동 거리 한복판에 명동점을 선보였다. 2004년 스킨푸드 창업 당시 1호점이 있던 자리다. 작년까지만 해도 다른 중저가 로드숍이 입점해 있었지만, 올해 들어 스킨푸드가 다시 들어갔다. 코로나19 타격을 감수하면서도 새 점포를 낸 이유는 제법 상징적이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스킨푸드 1호점이 있던 곳인 만큼 의미가 깊다 보니 임대가 나기를 지켜보다 기회가 맞아 이번에 입점했다"며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은 새 대표이사 체제와 제품 재정비 등 재도약을 선언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2014년 1500억 넘던 매출액, 작년 190억원으로 '뚝'
2004년에 설립된 스킨푸드는 화장품 업계 성장세에 힘입어 2010년 화장품 브랜드숍 중 매출 3위까지 올랐다. '1세대 화장품 로드숍 신화'로 꼽혔지만 화장품 구매처가 로드숍에서 헬스&뷰티숍(H&B)과 온라인으로 빠르게 바뀌었지만 유통채널이 부족했던 탓에 위기에 놓였고, 2015년 메르스(MERS), 2016년 중국의 사드(THAAD)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감소한 후폭풍 겹치면서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 누적이 이어졌다.
자력으로 경영 악화 타개가 불가능했던 스킨푸드는 결국 2018년 10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고 기업 매각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스킨푸드를 2000억원에 인수하면서 회생 절차는 일단락됐다. 작년 말 기준 스킨푸드의 지분 99.95%는 피티제삼호 유한회사(파인트리파트너스)가 갖고 있다. 최대 주주였던 조윤호 대표에게 남은 지분은 단 0.04%다.
이 과정에서 조중민 전 피어리스 회장 장남이자 스킨푸드 창업주인 조윤호 전 대표의 배임 혐의도 불거졌다. 지난해 1월 스킨푸드 가맹점주와 협력업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스킨푸드 채권자 대책위원회'는 검찰에 조 전 대표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며 회삿돈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쇼핑몰 수익을 개인 계좌로 빼돌리고, 부당이득 53억원을 챙기는 등 회사에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 전 대표에 7년을 구형했고, 이달 28일 1심 선고가 예정된 상태다.
스킨푸드는 파인트리파트너스 인수 대금을 회생 채권 변제 재원으로 사용하면서 쌓인 빚을 털어냈다. 인수 직후 스킨푸드는 898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지난 1월말 548억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진행했다. 감자 이후 자본금은 350억원 가량이다. 감자한 금액은 파인트리파트너스가 회수했다. 투자금 2000억원 가운데 4분의 1가량을 거둬들인 것이다.
◇ 재기 꿈꾸는 스킨푸드
스킨푸드의 재기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유근직 신임 대표이사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유 대표는 전 잇츠스킨 대표이사로, 잇츠스킨의 기업공개(IPO)까지 성공시킨 인물이다. 스킨푸드 창립 당시 상무이사를 역임한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화장품 업계 전문가로 친정에 복귀한 셈이다. 스킨푸드는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외에도 H&B스토어 입점 등 새로운 판매 채널을 비롯해 해외 시장 공략, 로드숍 신규 출점 등 전략적으로 유통채널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스킨푸드 관계자는 "올해 중으로 H&B스토어 입점을 모색하고 있다"며 "고객과의 접점 확장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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