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지난 10월에는 교직원공제회의 출자로 운영되고 있던 더케이손해보험이 돌연 손해보험 시장의 매물로 떠올랐다. 교직원공제회는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더케이손해보험 소개를 담은 투자안내문을 국내 금융지주회사 및 사모펀드(PEF)들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케이손보는 지난해 말 기준 원수보험료로 올린 4714억8577만 원 중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3067억1029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폭염과 자연재해, 사회적 요인 등 복잡적인 원인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뛴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더케이손보는 125억 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전환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63억 원의 영업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종합손해보험사인 더케이손보가 금융지주 등에 매각된 뒤 자본확충을 진행하고, 자동차보험 외에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비중을 높이는 등의 형태로 포토폴리오 재편 작업을 거칠 수 있다면 탄탄한 고객층을 기반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각가 역시 1500~1600억 원대로 생명보험 매물에 비해 가격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메리트가 될 수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보유한 최고의 알짜 우량매물로 인정받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6월 말 기준 20조1938억 원으로 자산규모는 업계 11위 수준이지만, 당기순이익은 1050억 원으로 5위권이다. 특히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에서 505.13%의 독보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당초 푸르덴셜생명은 국내 시장에 진출했을 때부터 저축성보험보다는 보장성 상품에 집중해왔기에 IFRS17 도입에 대한 부담도 적었고, 보수적인 투자운용을 가져가며 자산운용수익률 3.8%대를 유지하는 등 안정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자랑하는 매물들의 등장은 얼어붙어있던 시장에 훈풍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보험사 매물들의 M&A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던 국내 금융지주들은 구체적으로 M&A 계획 검토에 나서는 등 이전과는 다른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더케이손보 인수에 관심을 갖고 기업실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푸르덴셜생명 역시 KB·우리금융지주 등 복수의 구매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금융지주들은 ‘어디까지나 검토의 차원에서 원점부터 살펴본다’는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어 빠른 시일 안에 M&A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IFRS17을 비롯해 업계에 리스크가 많은 상황이라 섣부르게 보험 M&A에 나서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며, “사모펀드나 현재 거론되지 않는 금융지주, 해외자본 등 변수가 많아 현재 단계에서 유력 인수 후보를 추리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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