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을 취급하고 있는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일제히 90%를 넘기며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다시 말해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사가 보험료로 거둬들인 수입보다 고객에게 제공한 보험금이 더 커 보험사가 손해를 입게 된다는 뜻이다. 여기에 보험사가 사업비로 지출한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보험료 책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보험업계는 적정 손해율을 78∼80%로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보험사들의 사업비율은 10~20%선에서 형성되므로, 78~80%대 손해율을 가져가야만 합산비율을 100% 미만으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의 비중을 줄이고 언더라이팅 강화에 나선 메리츠화재조차 90.1%로 근소하게 90%를 넘겼다. 여기에 한화손해보험은 95.4%, 악사손해보험은 96.6%, 롯데손해보험은 101.6%을 기록하는 등 중소형 보험사들의 손해율 피해는 더욱 심각했다. 손해율을 넘어 합산비율을 고려하면 손보사들의 출혈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손해율 폭등의 원인은 단순히 폭염이나 태풍 등의 자연적·계절적 요인이라기보다는 육체노동자의 노동연한 확대, 정비부품 가격 및 최저임금 상승 등 사회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들은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라는 점에서 손보사들의 한숨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형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사실 보험료를 두 번 올렸다고는 하지만 계절적 요인이 아니라 사회적 요인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올린 부분”이라며, “계절적 요인까지 고려해서 보험료를 올릴 거였다면 더 많은 인상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당국의 눈치 때문에 충분한 인상이 이뤄지지 못해 손해가 더 커진 측면이 있다”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손보사들은 내심 추가적인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제스쳐를 보내고 있지만, 당국의 눈치로 인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태다. 손보업계는 대신 할인특약을 축소하는 방향의 우회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복수의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 탑재하던 첨단장치 특약·대중교통 이용 특약 등 보험료 할인 특약들을 줄이는 고육지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안 추가적인 자동차 보험료 인상은 당국의 심사 과정 등을 고려하면 이미 어려워진 상태다. 다만 손보업계는 3~4분기 손해율 및 보험료 인상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년 초에 추가적인 보험료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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