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뢰는 한번 금가면 회복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 소요"
이달 1일 금감원의 DLF 합동 검사 중간발표 이후 지성규닫기지성규기사 모아보기 KEB하나은행장이 "당행을 믿고 거래해 준 손님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책임 있는 자세로 진심을 다해 분쟁조정 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한데서 한걸음 더 나아간 셈이다.
전날(16일) 우리은행도 "독일금리 연계 DLF 고객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하고 금감원 분조위 조정 결정을 존중하고 책임있는 자세로 조속한 배상을 실시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두 은행이 DLF사태 관련해 '책임있는 자세'를 견지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은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쌓아온 평판을 지키기 위한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이번 사태가 벌어진 뒤 금융권에서는 절대적인 배상 액수를 넘어 신뢰 위협을 가장 큰 리스크라고 꼽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 8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사태 관련 리포트를 통해 "수익성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과는 별개로 은행의 금융상품 판매 및 운용과 관련한 내부통제 시스템과 불완전판매 이슈 제기로 인한 평판위험 상승 여부에 대해 추가 모니터링"을 강조한 바 있다.
◇ '금융상품 리콜제' 부각…은행권 확산 주목
투자상품 판매 관련해 두 은행이 내놓은 자산관리 체계 보강책 중에서는 공통적으로 '리콜제'가 주목할 만하다.
KEB하나은행은 17일 '손님 신뢰 회복 선언' 발표에서 불완전판매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투자상품 리콜제(책임판매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투자상품 판매 이후 불완전 판매로 판단되면 손님에게 철회를 보장하는 내용이다. 고위험 투자 상품 판매 이후 외부 전문가의 리뷰를 받고 결과에 따라 상품 판매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내용 등도 담겼다.
우리은행도 전날(16일) 발표한 '고객중심 자산관리 혁신방안'에서 고객의 자기결정권 제고를 위한 '투자 숙려제도'와 금융소비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고객 철회제도'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노령층 등 금융취약계층에 대해서는 판매 즉시 해피콜을 의무화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두 은행 뿐만 아니라 투자상품 판매 관련 은행권의 제도적 보완이 주목되고 있다. 이달 8일 열린 금감원 국정감사를 통해 은행권의 '펀드리콜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한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은 "저금리시대 파생결합상품 관련 판매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사고"라며 "이번 DLF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은행뿐 아니라 펀드 리콜제의 은행권 전면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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