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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영의 과학이 경제가 되기까지 ③] 日 화이트리스트 제외 대표 소재 불화수소, 국산화 가능할까?

기사입력 : 2019-08-19 17:11

(최종수정 2019-08-2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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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과학경제부 이근영 기자] 지난 8월 2일 일본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정부는 빠르게 일본산 수입 소재 집중관리 대책을 마련했다. 159개의 전략물자 집중관리 품목을 지정하고 국산화에 나섰다. 100인의 KAIST(총장 신성철) 교수들도 해당 소재·부품 기술지원단을 꾸려 국가 위기 극복을 위해 뜻을 모았다. 159개 전략 소재 부품 중 대표 소재가 ‘불화수소’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과 일본의 외교적 마찰의 핵심이 된 불화수소란 도대체 무엇일까? 왜 그동안 국산화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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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 과정에 꼭 필요한 수소화합물

불화수소(HF; Hydrogen Fluoride)는 에칭가스(etching gas)라고도 불린다. 플루오린과 수소화합물로 상온에서 기체상태로 존재한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에칭 (etching, 식각) 공정과 불순물을 제거하는 세정 공정에 사용된다. 상온에서 특성이 변질되기 쉬워 99.999% 이상의 초고순도 유지가 중요하다.

기체 불화수소와 액체 불화수소의 구분은 화합물의 저장 형태에 따른다. 고압으로 저장 탱크에 저장하면 기체 형태이고 높은 압력을 가하거나 충분히 낮은 온도에서 액화시키면 액화 불화수소이다.

기체 형태는 물리적·화학적 반응으로 진공환경에서 활용한다. 정확성과 미세패터닝이 가능하나 고비용으로 낮은 처리량과 선택비가 나쁘다. 액체는 화학적 반응을 이용해 대기 환경에서 활용한다. 저비용으로 식각속도가 빠르고 선택비가 좋다. 그러나 정확성이 떨이지고 오염 위험이 단점이다.

액체상태는 기체수소의 부피를 감소시킬 수 있으니 800배의 에너지 밀도를 갖는다. 액체 불화수소의 경우 국산화가 가능해 일부 기업은 액체 불화수소생산 순도와 품질 그리고 생산량 확보가 가능한 시설까지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기체 불화수소 국산화는 갈 길이 멀다. 일본 스텔라케미파가 전 세계의 70%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이유는 숙련된 기술력과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생산설비 투자로 고순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8년 전 기술을 확보했으나 저장량, 압력용기, 대용량 저장의 한계로 경제성이 없다 판단되어 장롱 특허로 남아 있었다.

더불어 불화수소의 국산화는 화학물질의 안전이라는 사회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2012년 경북 구미에서 불화수소산 가스 누출 사고로 공장 근로자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입었다.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른 합리적인 규제와 사회적 합의에 근거한 안전한 시설투자 후 생산라인을 가동해야 한다.

사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에너지융합측정센터 남승훈 박사 (한국금융신문 DB)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에너지융합측정센터 남승훈 박사 (한국금융신문 DB)
소재부품산업 기술 독립 위한 큰 그림 그려야 할 때

이와 관련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소재에너지융합측정센터 남승훈 박사는 “일본의 수출 규제는 기술 독점을 이용한 총성 없는 전쟁 선포”라며 “소재핵심기반기술 확보 없이는 산업과 기술의 발전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변함없는 인식의 경종을 강조했다.

이어 “불화수소도 수소화합물이다. 수소의 생산, 운송, 저장 인프라 구축과 선진화는 미래의 국가 성장동력이다. 공정 설계와 주요 핵심 설비를 개발하고 실증 시설을 구축하여 운영하는 프로세스는 국가적인 투자와 큰 그림의 로드맵이 필요하다. 소재부품산업의 기술독립은 설비 투자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 박사는 “부품·소재 기술 강국 일본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를 계기로 희토류 사용량을 줄이는 연구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했다”면서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 규제와 같은 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와 과기계는 기술독립을 위한 가이드 역할을 체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geunyung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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