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닫기이재현기사 모아보기 CJ그룹 회장이 한국 식문화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목표를 이뤄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주력 제품인 ‘비비고’ 만두의 매출이 지난해 처음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앞질렀다. 해외 시장에 진출한지 4년 만에 거둔 쾌거다.
◇ 미국인이 좋아하는 비비고…2년 만에 매출 2배 ‘껑충’
지난해 기준 비비고 만두의 해외 매출은 미국 시장서 거둬들인 성과가 압도적이다. 올해는 중국과 베트남 등 사업 확장을 통해 작년 대비 총 해외 매출이 6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별 매출은 미국 시장이 압도적이었다. 전체 해외 매출 대비 미국 매출(약 2500억원) 비중이 70%가 넘는다. 2016년 연 매출 1000억원대였던 미국 시장 성과는 2년 만에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이는 현지인이 선호하는 재료로 만두소를 만두는 등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공격적인 투자로 생산량 확대에 주력한 부분도 일조했다. 이러한 내용을 지난해 AP통신이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만두의 본고지인 중국 시장에서의 성과도 확대되는 추세다. 비비고 만두가 중국 대륙에서 판매된 규모는 2015년까지 70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500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싼 가격과 낯선 브랜드 등으로 소비자 공략이 쉽지 않았지만, 만두피부터 만두소까지 건강하고 맛있는 ‘한국식 만두’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렸다”면서 “‘비비고 옥수수 왕교자’, 비비고 배추 왕교자’ 등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재료를 사용해 현지화에 힘쓰며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의 경우 진출 시점이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나, 30%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7년 말에 베트남에 진출했다. 현재 비비고 만두와 동시에 스프링롤, 딤섬 등 동남아식 만두를 생산하며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서 거둬들인 매출 규모는 200억원대다. 베트남서 비비고 만두가 출시된지 1년 만에 ‘국민 만두’ 반열에 올랐다는 후문이다. 호치민시 히엡푹 공단 내 식품통합생산기지가 완공되면 사업이 한층 더 탄력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올해 CJ제일제당의 해외 매출 목표액은 5650억원이다. 전체 목표 매출(9050억원)의 62.4%에 달하는 수준이다. 해외 시장에 진출한 초기부터 2020년까지 글로벌 비중 70%를 넘겨야 된다는 기준을 세웠다.
글로벌 만두 시장 규모는 6조원이며, CJ제일제당은 지난해 9% 점유율을 기록했다. 기업 순위로는 중국(완차이페리?삼전?스니엔)과 일본(아지노모토)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이 선언한 ‘2020년 글로벌 만두시장 점유율 15.2%’를 달성하려면,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이 약 5700억원 증가해야 한다.
◇ 슈완즈 인수 등 공격적 M&A 성과 기대
비비고 만두가 해외 시장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는 배경에는 이재현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 결정 등이 있다. 불과 2년 동안 CJ제일제당의 인수합병(M&A) 건수는 총 6건이며, 전체 해외 투자 규모도 2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년간 CJ제일제당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인프라 확보에 주력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기존 캘리포니아 플러튼과 뉴욕 브루클린 생산기지에 이어 뉴저지에 신규 공장을 건설했다.
또한, 냉동식품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슈완스와 카히키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일부 대형 유통 채널에 집중되어 온 비비고 만두가 미국 전역 다양한 채널에서 유통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2016년 말 베트남 냉동식품업체인 까우제(현 CJ CAU TRE)를 인수한 뒤 이듬해 민닷푸드를 150억원에 추가로 인수했다. 베트남 시장의 미래 가능성을 내다본 이 회장의 결단이다.
중국에서는 만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광저우 공장 규모를 3배로 늘렸다. 또한, 베이징 인근 공장을 신설하는 등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속적인 글로벌 투자는 이재현 회장의 ‘초격차 전략(2위와 비교해 압도적인 1위)’이 반영된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열린 ‘2018 온리원 컨퍼런스(ONLYONE Conference)’에 참석해 “글로벌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며 “초격차 역량을 확보해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생활문화기업이 되자”고 글로벌 도약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재현 회장은 2017년 5월, 4년 만에 그룹 공식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2020년 ‘Great CJ’ 달성을 넘어 2030년에는 세 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World Best CJ를 만들어야 한다”며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었다.
CJ제일제당은 추가적인 M&A 단행 및 R&D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현재 현지식 만두와 외식형, 스낵형, 편의형 등 미래형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가별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남미, 유럽 등으로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현지 업체를 추가로 인수해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문화로 국격 높이자”…글로벌 문화 사업도 광폭행보
“영화 ‘기생충’은 전 세계에 한국 영화의 위상과 가치를 알리고 문화로 국격을 높였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달 23일 CJ ENM의 업무보고 과정에서 최근 영화 ‘기생충’이 이뤄낸 성과에 대해 이같은 소감을 밝히며 관련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CJ ENM이 투자 배급한 영화 ‘기생충’은 올해 5월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 기세를 이어 지난 22일 국내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함께 인정받는 웰메이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또한, 203개국에 판매되면서 역대 한국영화 최다 해외 판매 기록을 수립하고, 프랑스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기념비적인 기록을 연이어 쏟아냈다.
이 회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선대 회장님의 철학에 따라 국격을 높이기 위해 20여년간 어려움 속에서도 문화 산업에 투자했다”며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끼와 열정을 믿고 선택했던 그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생충’과 같이 최고로 잘 만들면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면서 “영화와 음악, 드라마 등 독보적 콘텐츠를 만드는데 주력해 전 세계인이 일상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게 하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밝혔다.
CJ는 지난 95년 신생 헐리우드 스튜디오였던 드림웍스에 투자하면서 영화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칸 영화제에만 총 10편의 영화를 진출시키는 등 한국영화를 세계 시장에 알리는데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봉준호 감독과는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기획 단계부터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던 ‘설국열차’, 칸 영화제 수상의 영예를 안긴 ‘기생충’까지 총 4편의 작품을 함께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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