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전체적으로 2500억원 가량의 일회성 순익이 잡힐 것으로 예상돼 실적 성적표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하나금융투자 전망치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은행권 추정 손익 규모는 4조원 수준으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기여 요인 중 하나는 한진중공업 관련 충당금 환입이 꼽힌다.
올 3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우리·하나 등 채권은행들이 들고 있던 채권을 출자전환해서 한진중공업 자본잠식을 해소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려가 해소됐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에 대한 은행권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대부분 대출채권인데 총 3850억원 수준이다.
하나금투는 은행 별 한진중공업 충당금 예상 규모에 대해 우리 900억원, 하나 750억원, KB 560억원, 신한과 BNK 각각 140억원씩 내외로 추정했다.
금융사 별로 보면 우리금융의 경우 한진중공업 충당금 환입 규모가 금융권에서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대손비용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의 경우 한진중공업 충당금 환입 규모가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2분기 중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화환산 손실 부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IFRS9(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전에는 충당금 환입에도 불구하고 출자전환 주식에 대한 감액손실 처리로 출자전환이 은행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IFRS9 도입으로 유가증권 감액손실이 미발생하게 되면서 은행 손익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 규제 대기중…비은행 M&A 관심사
증권가에서는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하 여건 등에도 불구하고 2분기 은행권 순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출자산 증가가 순이자마진(NIM) 하락폭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상적인 대손비용이 안정된 가운데 한진중공업 관련 충당금 환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서는 은행 업종의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여왔기 때문에 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 급증을 제외하면 과거와 같은 급격한 대손비용 증가에 따른 실적 훼손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했다.
하반기부터 새로운 잔액 기준 코픽스(COFIX)가 도입되고, 내년부터 가계대출에 가중치를 더하고 기업대출에 가중치를 빼는 새로운 예대율(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 비율) 산식 등 규제가 대기하고 있는 점은 은행권 실적에 마이너스 영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실적에 비해 저평가 되고 있는 금융주 주가를 끌어올리는 최적 전략으로 M&A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다.
실제 금융지주들은 대규모 영업력과 자본력을 갖춰 유력 인수 주체로 꼽힌다. 비이자이익을 새로운 먹거리로 공략하고 있는 금융지주들은 매력적인 비은행 매물에 목말라 있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수 년간 은행권이 자본을 축적하고 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결과 M&A로 실적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이제 본격적으로 자본력을 레버리징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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