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DB손해보험 측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가 보험가입 상담부터 계약체결까지 전 과정을 인공지능(AI)이 진행하는 페르소나시스템의 'AI인슈어런스 로보텔러'를 ‘혁신금융서비스’에 포함시킴에 따라 DB손해보험은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해 이르면 내년 1월께 출시될 예정이다.
DB손보는 이 서비스의 최대 모집 건수는 연간 1만 건으로 제한되고, 체결된 계약 모두에 대해 통화 품질 모니터링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모든 민원이나 분쟁, 소송 등은 DB손해보험이 1차로 책임진다.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한 보험설계 및 가입유도는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비용을 절감해야 할 보험업계가 일찍부터 주목하던 이슈였다. 이미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을 포함한 대다수의 보험사들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등을 활용한 챗봇(인공지능 상담사) 시스템을 널리 이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카카오톡이나 ARS, 어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굳이 인간 상담사와 통하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보험 상담이나 설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단순히 로봇이 보험가입을 ‘상담하고 설계’하는 단계가 아닌, ‘가입’까지 로봇을 통하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 가뜩이나 불완전판매가 많아 금융 신뢰도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보험업에서 인공지능 설계사가 등장한다면 이러한 민원이 더욱 늘어날 소지가 있고, 반대로 인공지능 설계사를 악용해 보험사기를 벌이려는 집단도 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혁신금융서비스 사례에서는 민원이나 분쟁에 대해 DB손해보험 측이 1차적인 책임을 질 것이라고 공표했지만, 서비스가 상용화돼 모든 보험사나 보험대리점(GA)에 인공지능 설계사가 출현한다면 보험사기 등의 문제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상용화된 단계도 아니고, AI 설계사가 등장하더라도 기존 대면채널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므로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해당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보안 문제를 비롯해 소비자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수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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