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 군부대의 기습 작전처럼 치러진 5G 상용화는 대중들에게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세계 최초인가?’와 같은 질문을 남겼지만, 정부와 통신 업계는 원하던 바를 이룬 모양새다.
이렇게 미뤄진 시간 동안 이동통신 3사는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시키는 총성 없는 전쟁을 치열하게 펼쳤다.
월정액 5만5000원의 가격으로 8GB의 데이터를 매달 받는 5G 최저가 요금제를 무기로 재인가에 성공한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는 가격과 데이터 제공량이 거의 같은 유사 요금제를 내놓았다.
와이파이가 없는 환경에서 VR, AR, 스포츠 생중계, 아이돌 라이브를 즐길 이용자는 적을 것이다.
그러나 SK텔레콤의 12K 프로야구 생중계를 한 시간 동안 모바일로 관람하면 25GB의 데이터가 소진되는 상황에서 최저가로 8~9GB를 제공한다는 타사의 정책이 거센 비난을 받던 중에 내놓은 발표기에 KT의 전략은 이용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갔다.
특히, 데이터 소진 이후 속도 제어를 하지 않는 ‘완전 무제한’을 차별화되는 특장점으로 내세웠지만, 특별히 눈에 띄게 구분되는 지점은 찾기 힘들다.
이처럼 3사는 서로 다르다고 하지만 요금제의 가격, 내용, 프로모션과 방향은 모두 비슷한 느낌을 이용자들에게 안긴다. 사용자는 결합 및 제휴 할인 그리고 지인 등의 영업 활동으로 통신사를 옮겨 다닐 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차이점을 찾아야 한다. 5G 시장에서 각 기업이 어떤 먹거리에 집중하고 있는지 또한 어떠한 콘텐츠로 시장 내 인지도 향상 및 지위 상승을 노리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에 본지는 지난 기사들에서 이미 다룬 VR 3파전 등의 콘텐츠 내용에서 벗어나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순으로 5G 시장에서 내놓을 사업에 대해 조명한다.
먼저, 유통 측면에서 살펴본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 신세계아이앤씨와 신세계그룹 계열 백화점, 마트, 복합쇼핑몰, 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5G 기반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혁신적 미래형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데 협력하는 내용의 3자 간 MOU를 2일 신세계아이앤씨 본사에서 체결했다.
이 MOU에서 5G 역량을 활용하여 유통 사업 확장 및 신사업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고객의 매장 방문부터 주차, 매장 내 동선 이동, 관심 상품 정보 획득, 상품 결제, 매장 내 보안·안전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영역에서 새롭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최첨단 미래형 매장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MEC, AR, VR, 영상분석, 빅데이터 등 다양한 5G 기반 뉴 ICT 기술이 전제되어야 성립될 수 있기에 SK텔레콤은 5G 서비스 테스트 및 개발 등의 활동을 SK그룹의 백화점을 포함한 유통 채널에서 가열차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어제 7일 열흘간 펼쳐진 대장정의 막을 내린 서울모터쇼 2019에서 SK텔레콤은 제1 전시관, 메르세데츠 벤츠 부스 근처에 자율주행차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그들만의 부스를 열었다.
이동통신 기업 중 유일하게 부스를 마련한 SK텔레콤은 5G가 열어가는 모빌리티의 미래를 주제로 개막식에서 키노트 스피치를 진행한 바 있다.
이 발표에서 박진효 SK텔레콤 ICT 기술센터장은 “5G는 4G보다 최대 전송속도가 20배 빠르고 전송지연은 100분의 1 수준으로, 기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삶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SK텔레콤은 5G 네트워크에 연결된 AI(인공지능) 비서가 출근길을 안내하고, 시간과 장소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도록 하는 등 우리 생활 혁신의 방향을 선도해갈 것입니다.”라며 5G 네트워크를 통해 바꿀 미래와 그 안에 자리한 SK텔레콤의 미래를 그렸다.
이처럼 VR, AR, 게임 콘텐츠를 제외하고도 5G가 바꿀 수 있는 영역과 새롭게 뻗어 나갈 수 있는 사업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현재 공개된 것 중 SK텔레콤이 5G를 통해 확장 등의 관심을 표한 사업은 유통과 교통, 通(통할 통)에 집중되어 있다.
5G 네트워크가 사람과 사람을 잇고, 기업과 기업을 이어 통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이 또 무엇이 있을지 기업의 다음 발걸음을 따라가 봐야 한다.
오승혁 기자 osh040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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