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내년부터 펀드와 보험 등 금융상품의 실질수익률 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상품 운용에 따른 비용이나 수수료부터 환매시 예상액 공개까지 전 과정을 투명화시켜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금감원이 발표한 이번 개편안의 골자는 금융상품의 운용성과를 나타내는 운용실적보고서에 '표준요약서'를 추가하고 수수료와 수익률 등을 공통 지표로 설정하는 것이다. 기존 보험사의 경우 납입보험료에서 각종 비용을 차감한 ‘적립률’을 제시해왔지만, 소비자가 바로 알 수 있는 ‘수익률’은 제공하지 않아왔기에 ‘직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개편안을 통해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상품 가입 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 정보 제공이 확대될 예정이다. 개선 방안은 크게 두가지로 표준요약서 제공과 수익률 제공 의무화다.
이 중 보험사들이 우려를 표하는 부분은 사업비를 반영한 실질수익률 공개 의무화다. 사업비란 보험회사가 보험영업과 유지에 쓰는 돈이다. 이 돈은 보험가입자가 내는 보험료에 포함돼 있다.
통상적으로 저축성보험은 8~15%, 자동차보험은 15~18% 가량의 사업비를 떼고 있는 것으로 공시되고 있으며, 사업비가 높은 종신보험, 암보험, 어린이보험, 연금보험 등의 보장성보험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번 개편안에서도 보장성보험은 상품 성격을 고려해 의무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만약 저축성상품에 비해 사업비 공제 규모가 큰 ‘보장성’ 변액보험 상품의 실질수익률 공개가 의무화되면,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 ‘마이너스 수익률’을 안내받을 수 없다는 게 보험업계의 입장이다. 기존에 보험사들은 지금까지 일반적인 수익률 대신 받은 보험료 대비 적립해 놓은 적립금이 얼마인지를 알려주는 '적립률'을 공개해왔지만, 앞으로는 수익률이 마이너스일지라도 이를 낱낱이 소비자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오는 2022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여파로 보험업계가 저축성보험을 대체할 카드로 비중을 늘린 것이 다름 아닌 변액보험이었다는 점이다. 회계기준에 맞춰 회사의 영업력을 유지하기 위해 꺼내들었던 변액보험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장성 변액보험은 변액보험으로서의 기능보다는 보장성에 포커스를 맞춘 상품이라 저축성 상품과는 차이가 있다”며, “마이너스 수익률만 보고 중도해지하는 소비자들이 발생하면 오히려 더 큰 소비자 피해와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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