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금융 계열사를 정리하면서 보험 계열사였던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을 천명한 상황에서, 주요 구매자로 거론되던 국내 금융지주들 외에도 한화그룹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여승주 사장은 과거 대한생명은 물론, 방산, 화학계열사 인수 작업에도 참여했던 그룹 내 최고의 살림꾼으로 통한다. 여 사장이 한화생명으로 돌아와 대표이사직에 오른 것 역시 롯데손보, 카드 등을 인수해 금융 계열사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은 과거에도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이나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에도 관심을 보였던 전력이 있으나 모두 막바지에 물러났던 전력이 있어 아직은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기존 한화 계열 손해보험사인 한화손해보험과 롯데카드와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롯데손해보험이 결합된다면 기존 5위였던 메리츠화재를 따라잡을 수 있는 손보업계 ‘다크호스’가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손해보험의 자산규모는 업계 6위 수준이다.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약 1158억 원으로, 5위 메리츠화재의 2050억 원보다 약 890억 원 가량의 차이를 보인다.
같은 기간 롯데손해보험은 440억 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한화손보와 롯데손보의 당기순이익을 단순 합산해도 1600억 원 수준으로 메리츠화재의 수치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양 사가 지닌 영업 인프라 시너지를 고려하면 플러스 알파의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롯데카드를 패키지로 인수할 경우, 롯데손보의 자동차보험료를 롯데카드로 납부하는 고객들까지 흡수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반면 롯데 계열사의 퇴직연금을 롯데손해보험이 사실상 총괄하고 있다는 점은 ‘양날의 검’으로 평가받는다. 만약 해당 시장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다면 실적에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속 빈 강정’ 신세가 될 수 있어 구매자들로 하여금 신중을 기하게 만들고 있다.
◇ 롯데손보, 낮은 재무건전성 우려... IFRS17 대비 추가 자본투입 절실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놓고 구매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은 이들의 낮은 재무건전성이 가장 대표적이다. 롯데손보는 3분기 기준 157.6%로 금융당국의 권고기준인 150%를 근소하게 상회하며 다소 불안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직전분기 155.6%에 비해 소폭 오르긴 했지만, 퇴직연금 특별계정 신용위험액 및 시장위험액이 늘면서 책임준비금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향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퇴직자가 늘어난다면 해당 지급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들의 자본확충 필요성은 더욱 큰 상황이다.
업계는 통상적으로 1%의 지급여력 비율을 올리는 데 약 20억 원의 자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롯데손보의 재무건전성을 안정궤도인 200% 이상으로 끌어올리려면 약 1000억 원대의 자본 확충이 필요할 전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손보의 영업력 자체는 업권 전체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낼 정도로 건재한 편이지만, 특별계정 비중이 크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장단점이 명확한 회사이므로 인수하려는 기업들도 충분히 해당 부분들에 대한 전략을 세워 움직임에 나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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