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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차 보험CEO 성적표④-끝] KB생명 허정수, 업권 불황에 길어지는 부진

기사입력 : 2018-11-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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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합병 전문가 허정수... 오렌지라이프 이어 다른 매물 찾을까

[1년차 보험CEO 성적표④-끝] KB생명 허정수, 업권 불황에 길어지는 부진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허정수 사장은 KB금융그룹의 현대증권 인수, LIG손해보험 인수 후 통합 작업의 실무를 총괄했던 인사였다. 인수 후 통합이란 인수합병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는 절차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이익을 현실화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통한다.

그랬던 허 사장이 올해 KB생명보험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됐다는 소식이 돌았을 때, 대다수의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이 M&A를 통해 계열사 가운데 가장 취약한 생명보험사를 강화하려는 제스쳐로 풀이했다.

사실 KB생명은 허정수 사장 취임 전에도 KB금융지주의 계열사 중 가장 저조한 실적으로 인해 ‘아픈 손가락’으로 통했다. KB생명은 지난해 그룹 내 계열사 중 총자산이익률(ROA)·자기자본이익률(ROE)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들이 지난해 11월까지 올린 보험영업수익은 총 8992억9800만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영업비용 지출은 1조219억2800만 원으로 이를 웃돌았다.

KB금융지주는 올해 경영계획에서 "국내 M&A를 통한 그룹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대형 모멘텀 M&A를 지속 발굴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또한 “KB생명보험(생보)가 취약해 보강하려는 계획이 있다”며 “좋은 매물이 나오면 모든 걸 열어놓고 검토하려고 한다”는 언급을 지속적으로 해온 바 있다.

허정수 사장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올해 초 취임사에서 “KB생명보험을 KB금융그룹의 위상에 걸맞은 회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포부에도 불구하고 IFRS17 도입 준비와 생보 시장 포화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오히려 KB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뒷걸음질치고 말았다.

올해 3분기까지 KB생명보험이 거둔 순이익은 13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5%나 줄었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 순이익에서 KB생명보험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0.83%에서 올해 0.46%로 줄었다.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3분기 KB생명의 총자산 이익률(ROA)은 0.2%, 자기자본 이익률(ROE)은 3.4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15%포인트, 2.18%포인트 낮아졌다.

생명보험업계는 IFRS17 대비를 위해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의 포토폴리오 개편 및 체질개선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KB생명 역시 영업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험설계사와 대리점, 방카슈랑스 등 영업채널을 다각화하는 등 사업비를 늘려 영업 드라이브를 건 것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당초 KB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지만, 인수가격을 두고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역시 비은행권 계열사 강화에 관심이 많던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으면서 생보업계 최고의 우량 매물을 눈 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현재 생명보험업계의 또 다른 M&A 매물로는 대주주 안방보험의 리스크로 위기를 겪었던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이 거론된다. 보험업계는 허정수 사장이 그룹 내 손꼽히는 인수 합병 전문가라는 점을 들어 KB금융지주가 M&A를 통한 생명보험사 강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관측을 보이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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