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수 사장은 KB금융그룹의 현대증권 인수, LIG손해보험 인수 후 통합 작업의 실무를 총괄했던 인사였다. 인수 후 통합이란 인수합병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는 절차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이익을 현실화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으로 통한다.
사실 KB생명은 허정수 사장 취임 전에도 KB금융지주의 계열사 중 가장 저조한 실적으로 인해 ‘아픈 손가락’으로 통했다. KB생명은 지난해 그룹 내 계열사 중 총자산이익률(ROA)·자기자본이익률(ROE)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들이 지난해 11월까지 올린 보험영업수익은 총 8992억9800만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영업비용 지출은 1조219억2800만 원으로 이를 웃돌았다.
KB금융지주는 올해 경영계획에서 "국내 M&A를 통한 그룹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대형 모멘텀 M&A를 지속 발굴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또한 “KB생명보험(생보)가 취약해 보강하려는 계획이 있다”며 “좋은 매물이 나오면 모든 걸 열어놓고 검토하려고 한다”는 언급을 지속적으로 해온 바 있다.
올해 3분기까지 KB생명보험이 거둔 순이익은 13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5%나 줄었다. 같은 기간 KB금융지주 순이익에서 KB생명보험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0.83%에서 올해 0.46%로 줄었다. 수익성 지표도 악화됐다. 3분기 KB생명의 총자산 이익률(ROA)은 0.2%, 자기자본 이익률(ROE)은 3.4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0.15%포인트, 2.18%포인트 낮아졌다.
생명보험업계는 IFRS17 대비를 위해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의 포토폴리오 개편 및 체질개선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KB생명 역시 영업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험설계사와 대리점, 방카슈랑스 등 영업채널을 다각화하는 등 사업비를 늘려 영업 드라이브를 건 것이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현재 생명보험업계의 또 다른 M&A 매물로는 대주주 안방보험의 리스크로 위기를 겪었던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이 거론된다. 보험업계는 허정수 사장이 그룹 내 손꼽히는 인수 합병 전문가라는 점을 들어 KB금융지주가 M&A를 통한 생명보험사 강화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조심스러운 관측을 보이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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