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지난해 보험업계에는 많은 CEO의 교체가 있었다. 보험업의 '스페셜리스트'로 평가받았던 인사도 있었고, 보험업 경험이 적거나 없어 업계의 우려를 샀던 인사도 있었다. 올 한 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서, 1년차 보험 CEO들의 한 해 농사에 대해 돌아본다.]
오병관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사진)은 당초 새 농협은행장 후보로도 유력하게 거론됐던 거물급 인사였다. 그런 그가 계열사인 농협손보의 새로운 수장으로 취임하게 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농협금융지주가 농협손보의 도약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오병관 사장은 NH농협금융지주 출범과정에서 실무 작업을 맡아 금융지주의 체제를 닦아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 등에 능한 살림꾼으로 통했다. 여기에 지주 부사장을 지냈던 만큼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에도 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감을 안고 출범한 오병관 사장의 첫 해는 예기치 못한 불운을 만났다. 올 여름 우리나라를 덮친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손해보험업계 전체의 손해율이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악재가 발생한 것이다. 농협손보는 자동차보험은 취급하지 않지만, 정책보험인 ‘농작물재해보험’과 ‘가축재해보험’ 등을 사실상 전담해서 취급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해 돼지·닭 등의 가축은 물론 농작물들까지 큰 피해를 입으면서, 이 부분에서 막대한 손해율이 발생했다. 그 결과 3분기 기준 농협손보의 영업이익은 96억 원으로, 전년동기 거둔 232억 원에 비해 58.2% 줄어든 성적표를 받아들고 울상을 지어야 했다. 3분기 누적 순익을 따져봐도 28억 원에 불과해 전년동기 대비 83.2%나 감소한 것은 물론 농협 계열사 최하위 신세를 면치 못했다.
비록 천재지변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실적감소라고 하나, 농협손보의 이 같은 부진은 임기만료를 앞둔 오병관 사장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농협금융지주의 계열사 사장은 기본 1년에 추가로 1년을 연임하는 방식으로 인사를 진행해왔다. 서기봉 NH농협생명 사장의 경우에도 한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2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다.
오병관 사장 역시 1년의 임기 연장 가능성이 점쳐지고는 있지만, 지난 4월 취임한 김광수닫기김광수기사 모아보기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복안에 따라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광수 회장이 하반기 인사 방향 초점을 ‘전문성’에 맞춘 상황에서 보험업 경력이 거의 없는 오병관 사장의 입지가 불안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임추위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행하는 것이라 현재 단계에서 말씀드릴 부분은 없을 것 같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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