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국민연금 수령 연령 확대 외에도 20년째 동결된 상태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료율 인상안은 크게 두 가지 방안으로 나뉘어 논의 중이다.
먼저 1안은 소득대체율을 현행 45%에서 매년 0.5%씩 깎아 2028년까지 40%대로 인하하되, 보험료율을 5년 또는 10년 뒤까지 13%로 올리는 방안이다. 2안은 소득대체율을 45%로 유지하되 보험료율을 당장 현 9%에서 11%로 올리는 안이다.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1998년 이후 수차례 인상 논의가 오고갔지만, 국민 여론의 반발로 20년째 9%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소득대체율이란 국민연금 가입자의 생애 평균소득과 대비한 국민연금 수령액의 비중을 말한다. 연금급여율이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소득대체율 50%’는 국민연금 가입기간(40년 기준) 월 평균소득이 100만원이라면 은퇴 후 월 5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성실하게 60세까지 일하면서 40년간 국민연금을 유지한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청년실업과 고용 불안정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실질 소득대체율은 이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17년 기준 국민연금 신규수급자의 평균 가입기간은 약 17년에 불과했으며, 실질소득대체율은 24% 수준에 그쳤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52만3000원 수준으로, 50~60대 고령 인구가 한 달 생활을 유지하는 데에 필요한 최소 생활비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소득대체율을 높여 보장을 강화하려고 해도, 기금고갈과 재정 불안정이라는 고질적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과 2008년에도 국민연금 개혁을 추진했으나, 모두 연금기금 고갈이 문제가 되어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오히려 국민연금 출범 초기 70% 수준이었던 소득대체율은 1, 2차 연금개혁을 거치며 점점 곤두박질쳤다. 보험료 인상안 역시 국민의 반대 여론에 부딪쳐 가라앉았다.
그러나 급속한 고령화와 더불어 역대 최저 수준을 맴돌고 있는 출산율 문제가 겹치자 보험료율 인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가 되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최근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가계소득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사실상의 ‘증세’가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국민연금에 손을 대기 전에 수 조 원의 적자를 기록 중인 군인연금과 공무원 연금 등을 먼저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무원연금을 폐지하고 국민연금으로 통합해야 한다’, ‘국민연금 의무가입을 폐지하고 선택가입할 수 있게 해야한다’는 내용의 청원글이 하루에도 수 페이지 씩 올라오며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에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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