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단계적 추진’ 의지를 표명하긴 했으나, 고용보험 의무화가 언급되는 것 자체가 지나치게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오히려 IFRS17 도입 등으로 각 보험사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와중에 보험사 측에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은 고용 불안정이라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IFRS17 도입으로 지점도 줄이고, 저축성보험도 줄이면서 가뜩이나 당기순이익 규모가 쪼그라들고 있는 와중에 고용보험 의무화까지 추진하라는 것은 지나친 쥐어짜기”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보험설계사들 역시 고용보험 의무화가 득보다는 실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행 체제에서 설계사들은 특수고용직으로서 세율 3.3%의 사업소득세만을 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고용보험을 적용받고 일반 근로자로 전환되면 최고 40%의 근로소득세가 적용된다. 소득이 많을수록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덤이다.
특수고용직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보험설계사의 경우, 13개월 이상 정착률이 40.2%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다. 여기에 설계사들은 개인 실적에 따라 소득 수준이 천차만별로 바뀌기도 하고, 자발적으로 이곳저곳 GA를 전전하기도 한다. 따라서 고용부가 내건 조건대로 실업급여를 지급하자면 실제로 제대로 된 혜택을 받게 될 설계사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년 경력의 대형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 L씨는 “통상적으로 새로운 설계사가 오면 길어야 7개월 안에 다른 곳으로 옮겨가거나 아예 다른 일을 찾는 사람들이 70%”라며, “한 자리에 오래 정착하는 설계사들은 실업급여를 고민할 것도 없이 안정적인 소득을 거두고 있는데 과연 이 정책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는 생각을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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