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이 30일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최종 결정했다. 일단 경영 참여에 해당치 않는 주주권부터 우선 도입하되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한 경우에는 경영 참여 주주권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박능후닫기

국민연금은 자본시장법상 경영 참여에 해당하지 않는 주주권부터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임원 선임 및 해임 관련 주주제안, 사외이사 후보추천, 의결권 위임장 대결 등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은 추후 제반 여건이 마련되면 이행할 방침이다. 다만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이 이뤄진 경우에는 경영 참여 주주권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국민연금의 과도한 영향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후 위탁운용사에 의결권행사를 위임한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투자일임업자의 의결권 위임행사를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절차를 밟고 있다.
위탁운용사 선정・평가 시에는 코드 도입 및 이행 여부에 대해 가점을 부여해 위탁운용사도 의결권행사 등 충실한 수탁자 책임 활동이 가능토록 했다. 다만 이해 상충 등의 가능성을 고려해 의결권행사 위임 가이드라인 등을 수립해 시행하고 위탁운용사의 의결권행사가 국민연금의 수익 제고 등에 반할 시에는 의결권을 회수할 수 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 등 수탁자 책임 활동은 기금운용본부가 이행하되 가입자대표 추천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설치해 독립적이고 투명한 주주 활동을 수행토록 한다. 수탁자책임 전문위는 주주권행사 및 책임투자 관련 주요사항에 대해 검토 및 결정하고 기금운용본부의 수탁자 책임 활동을 점검하는 역할을 이행할 방침이다.
수탁자책임 전문위는 기존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를 확대・개편해 주주권행사 분과와 책임투자 분과 등 2개 분과로 운영된다. 먼저 주주권행사 분과는 주주권행사 기준, 방법 및 절차 등을 검토하고 중요 의결권행사나 기금본부 주요 주주 활동 이행 여부에 관한 사항을 결정한다. 책임투자 분과는 책임투자 관점에서 기업에 대한 투자제한 및 변경 등을 검토하고 검토의견을 기금운용위원회에 제안한다. 이들 분과는 정부 인사는 배제하고 총 14인 이내로 구성된다.
내부통제 및 투명성, 책임성 강화를 위해 회의 시 발언 내용 전부가 기록된 회의록 작성・보관, 안건부의 요구 시 위원의 금융거래 정보제공 동의서 제출, 이해 상충 여부 확인서 제출 등의 조치도 이행한다.
먼저 국민연금은 올 하반기부터 합리적 배당정책 수립을 요구하는 배당 관련 주주 활동 대상기업을 확대한다. 이를 위한 연내 8~10개의 기업과 비공개 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필요시에는 직접 주주제안권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의결권행사 내역 및 사유를 주주총회 전에 공시하고 주주대표소송 등 소송 근거를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대한항공 사례처럼 예상치 못한 기업 가치를 훼손하는 이슈가 발생하거나 주주권익을 침해하는 사안이 생길 시 우선 기업과 비공개 대화를 진행하고 사안이 중대할 경우 기업명 공개, 공개서한 발송 등 즉각 공개 주주 활동을 이행한다.
내년에는 횡령, 배임 등 기금수익과 밀접한 분야를 중점관리사안으로 정하고 해당 기업과 비공개 대화를 추진한다. 또한 위탁운용사에 의결권행사를 위임하고 위탁운용사 선정・평가 시 코드 도입 여부 등을 평가한다. 1년간 비공개 대화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 여지가 없을 경우 수탁자책임 전문위의 의결을 거쳐 즉각 기업명 공개, 공개서한 발송, 의결권행사 연계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위탁운용사에 의결권행사 위임 및 코드 도입 이행 여부를 평가하고 이사회 구성 운영 등에 관한 일반원칙도 마련한다.
오는 2020년에는 비공개 대화에도 개선되지 않은 기업에 대해 기업명을 공개하고 공개서한을 발송하는 등 공개활동으로 전환하고 관련된 의결권 안건에 대해 반대할 수 있도록 한다. 기업 측에서 사외이사 후보추천을 요청할 경우를 대비해 인력풀 마련 등 준비과정을 거쳐 시행할 방침이다.
한편 국민연금은 이행 역량 및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금본부 인력과 조직 확충을 병행한다. 현재 기금본부 의결권·주주권행사 전담조직은 총 9인으로 구성된 책임투자팀 1팀이다. 국민연금은 내년까지 이를 책임투자실로 확대하고 인력은 3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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