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을 대주주로 두고 있던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지난해 안방보험의 지원 아래 저축성보험 비중을 늘리며 덩치 키우기에 집중했다. 이는 안방보험의 거대한 자본력을 통해 IFRS 리스크를 해결 가능하다는 계산 하에서 진행된 전략이었지만, 올해 초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당국이 그간 불투명한 경영구조로 논란이 돼 왔던 안방보험의 경영권을 접수하고, 오너였던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회장을 법정에 세운 것이다. 이로 인해 안방보험의 경영권이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에 넘어가면서, 안방보험의 국내 계열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때아닌 위기설에 휘말렸다.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의 해외자산 매각 실사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돌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 역시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국내 금융당국 관계자들을 만나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이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면서 이들의 매각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매각은 미뤄졌지만,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안방보험을 등에 업고 공격적으로 판매해 온 저축성보험에 대한 자본 확충은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경영권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체질개선 및 재무건전성 확보 등의 과제가 산적한 셈이다.
동양생명은 최근 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예고하는 한편,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위주의 전면적인 포토폴리오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동양생명의 1분기 기준 보장성보험 시장 점유율은 6.7%로 업계 5위 안에 들었으며 신계약 수익 도한 1288억 원으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오히려 안방보험이라는 불확실 요소가 사라진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ABL생명은 동양생명에 비해 상황이 더 좋지 않은 편이다. 이들 역시 올해 1분기 변액보험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저축성보험 비중이 줄면서 보험료수입 자체는 절반 이상 줄었다. 이들의 1분기 보험료수익은 38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8586억 원에 비해 55%나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또한 동양생명과 달리 악성부채 및 적자 기조로 인해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등을 유리한 조건에서 발행하기도 어려워, 별도의 자본 확충 수단이 여의치않아 고민이 더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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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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