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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권 보험사 라이벌전③] ING생명 정문국 vs 동양생명 뤄젠룽

기사입력 : 2018-06-1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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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생명, 혁신경영 행보로 ‘젊은 기업’ 이미지 제고
동양생명, 안방보험 보호 떠나 전면적 체질개선 부심

△ING생명 정문국 대표이사 (좌), 동양생명 뤄젠룽 대표이사 (우) /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ING생명 정문국 대표이사 (좌), 동양생명 뤄젠룽 대표이사 (우) / 사진=각 사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상반기 보험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신한·KB금융지주 등 대형 지주사들이 주체가 된 보험사 M&A 이슈였다. 특히 가장 주목을 끌었던 보험업계 M&A 매물에는 31조 원의 자산규모로 업계 6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ING생명과, 30조 원의 자산규모로 7위권에 속한 동양생명이 있었다.

ING생명은 탄탄한 재무구조와 자본건전성으로 생보업계의 독보적 M&A 매물로 수 년 째 언급되고 있었다. 올해 초 역시 신한·KB는 물론 하나금융지주까지 ING생명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은 물론, ING생명의 상표권 계약이 올해 말까지라는 점을 들어 이르면 올해 안에 ING생명의 M&A가 어떤 형태로건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ING생명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3조 원에 육박하는 가격으로 지주사들로부터 커다란 부담을 샀고, 결국 이들이 한 발 물러서 상황 관망에 나서면서 한창 뜨거워졌던 M&A 시장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그 사이 지난 2월 우샤오후이(吳小暉) 중국 안방보험 회장이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속되면서, 안방보험의 국내 계열사였던 동양생명이 갑작스럽게 M&A 매물로 떠올랐다. 우 전 회장은 적극적인 해외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왔으나, 안방보험의 경영권이 중국 정부로 넘어가면서 이들이 해외 자산 매각을 실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직접 국내 금융당국 관계자를 만나 ‘당분간 안방보험의 해외 자산 매각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하면서 동양생명의 매각설 역시 일단락된 상태다. 다만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의 강력한 자본력을 등에 업고 고금리 저축성보험 상품 판매를 늘려왔던 터라, 2021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에 대한 대비해 전면적인 체질개선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 ING생명, 매각 이슈와 무관한 회사 가치 높이기 주력.. 새 사명 선정 작업도 순조로워

높은 몸값으로 인해 연내 매각이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이 나왔음에도, ING생명은 이를 전혀 개의치 않고 스스로의 가치 제고에 더욱 힘을 쏟는 모습이다.

ING생명은 지난 4월 1.2조 원 규모의 리캡(자본재조정) 작업을 마치는 한편, 연말로 종료되는 ‘ING생명’의 상표권 계약에 대비해 새로운 이름을 찾는 리브랜딩 작업 등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ING생명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27일 라이프투자유한회사를 차주로 1조2000억원의 차입을 일으켜 인출작업을 마무리했다. MBK파트너스는 이번 리캡으로 1조2000억 원을 회수, 투자원금 이상을 회수하게 되면서 인수 후보들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ING생명은 별도의 프로젝트 그룹을 필두로 사명 변경 준비 또한 일찌감치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사명은 ‘오렌지생명’, ‘오렌지라이프생명’, ‘일라이온생명’ 등의 후보 가운데 하나로 변경될 예정이다. 이미 이들은 특허청에 3개 상표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신한금융, KB금융, 하나금융 등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금융지주들은 모두 이미 각각 생명보험 계열사를 보유한 회사들이다. 따라서 ING생명이 사명을 변경하는 것은 인수전 양상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014년 부임 이후 어느덧 장수 CEO 반열에 접어든 정문국닫기정문국기사 모아보기 ING생명 사장의 ‘혁신 정신’ 또한 ING생명의 순항에 힘을 더하고 있다.

정문국 사장 취임 이후 코스피에 상장된 ING생명의 주가는 1년 남짓한 기간 사이 40% 가량 오르는 등, 정 사장의 고배당 전략 및 영업조직 혁신 효과로 날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ING생명은 지난 4월부터 정 사장의 뜻에 따라 보험업계 최초로 ‘애자일’ 업무 구조를 전면 도입해 눈길을 끌었다.

'애자일 조직'은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업무속성에 따라 성격이 한데 모인 멀티기능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또 단위 조직에 자율성과 업무 수행 방식에 대한 모든 권한을 부여, 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구글 등 세계적인 기업에서 도입되고 있는 체계지만,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ING생명이 최초로 이를 도입했다.

이들은 애자일 조직을 도입해 '부서장-중간관리자-직원'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위계질서를 없애고, 본사 직원 500여 명 중 절반 수준인 200명을 애자일 조직 소그룹으로 배치했다.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저금리 저성장이 고착된 뉴노멀과 4차산업혁명 시대인 오늘날에는 '애자일 조직'이 아닌 수직적 조직문화로는 고객 중심의 혁신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애지일 조직' 도입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 동양생명, 신종자본증권 발행부터 포토폴리오 개편까지 숨가쁜 체질개선 행보

‘빅 브라더’ 안방보험을 잃은 동양생명은 그 동안 팔아왔던 고금리 저축성보험 위주의 포토폴리오를 보장성 위주로 개편하고, 5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는 등 IFRS17 대비에 한창인 모습이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열고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의결했다. 발행 금액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으나 최대 5억 달러의 상한선을 뒀다. 동양생명 측은 공시를 통해 “보험계약 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재무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동양생명의 지급여력 비율은 211.25%로, 생명보험업계 평균치 267.6%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IFRS17이 시행돼 보험 부채 평가기준이 원가에서 시가로 바뀌게 되면 해당 비율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므로, 대규모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려 포토폴리오 개편에 나서는 모습도 눈에 띤다. 지난해 동양생명 보장성보험 상품의 월납초회보험료는 435억 원으로 전년대비 26.2% 성장했으며, 1분기 역시 보장성보험 분야에서 안정적인 성적을 거뒀다. 동양생명의 1분기 기준 보장성보험 시장 점유율은 6.7%로 업계 5위 안에 들었으며 신계약 수익 도한 1288억 원으로 양호한 수준이었다.

뿐만 아니라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은 지난 4월 자사주 1만2000주 장내 매입을 통해 강력한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사내이사 피터 진 상무 역시 이에 동참하며 자사주 6000주를 취득했다.

이는 안방보험 리스크 등 외부 악재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뤄 사장의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동양생명 관계자 역시 이들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 "경영진의 책임경영 의지이자, 회사 발전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회사 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있다는 판단 아래 주주 가치를 높이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뤄 사장은 중국 인민손해보험, 중국평안보험, 안방손해보험 지사총경리, 안방생명 총경리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중국 보험업계의 실력자로 통한다. 중국 정부 보험감독관리위원회 역시 뤄 사장의 경영능력을 높이 사고 있는 점을 들어, 자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동양생명 측에 별도의 제제를 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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