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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한투지주 대주주체제 장기화 조짐

기사입력 : 2018-05-14 00:00

(최종수정 2018-05-14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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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원장 “은산분리 완화 불필요”
한투지주→카카오 지분 이전 걸림돌

카카오뱅크, 한투지주 대주주체제 장기화 조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은산분리 완화 반대론자로 분류되는 윤석헌닫기윤석헌기사 모아보기 전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이 금융감독원장이 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특히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체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단 전망이다.

신임 윤석헌 원장은 금융위원회 민간 자문단인 금융행정혁신위 시절 은산분리 완화 반대 발언을 했다. 윤 원장은 "현 시점(지난해 12월)에서 은산분리 완화를 한국 금융발전의 필요조건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며 "국회 및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득과 실을 심도 있게 검토하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는 금융위에 전달한 73개 과제 중에 일부로 포함됐다.

사실 혁신위가 은산분리 문제 자체를 두고 논의한 것은 아니다. 혁신위가 은산분리 문제를 논의한 이유는 케이뱅크 인가 특혜 논란 때문이다. 다만, 당시 혁신위 내부에서 논의됐던 케이뱅크 규제 수준을 살펴보면 은산분리에 대한 윤 원장의 보수적 시각이 드러난다.

혁신위 해산 이후 윤 원장은 "케이뱅크 이슈 관련해서는 내부에서는 폐쇄 얘기까지 나왔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 메기효과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아 최소한의 기회는 줘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폐쇄는 어렵다고 결론이 났고 '은산분리 완화 해달라고 말하지 말고, 좋은 모델을 잘 만들어서 운영을 해라' 이렇게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재야(在野)에서의 발언도 그가 은산분리 완화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데 힘을 싣는다. 윤 원장은 과거 "이공계는 기술 개발을 하는 게 본업이고, 상경계는 자원을 가져다가 배분하는 게 본업이다"라며 "기술자가 예금 받아서 대출 의사결정 하는 것까지 톱(top)에 앉아서 하겠다, 이건 말이 안 된다. 공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너무나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 지분 이전 계획은 기약 없이 미뤄질 전망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중심으로 설립된 인터넷전문은행이지만 지분은 한국금융지주가 더 많이 갖고 있다. 최근 2차 유상증자에서 카카오는 지분율을 10%에서 18%로 늘렸다. 한투지주는 58%에서 50%로 줄었다. 한투지주의 지분 축소로 인한 실권주를 카카오가 인수한 격인데 해당 8%는 보통주가 아닌 전환우선주다.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므로 산업자본의 인수가 가능한 것이다.

카카오가 전환우선주를 인수한 배경엔 은산분리 완화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은산분리 원칙이 완화되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고 의결권 지분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애초 카카오뱅크 설립 이전부터 한투지주가 소유한 지분의 상당량을 카카오 측에 넘기는 게 양사의 계획이다. 한투지주는 은행법 등이 개정돼 카카오가 보유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카카오뱅크의 최대 보유 지분 한도가 15%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한국투자금융지주의 보유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주식회사 카카오에게 부여"한다는 내용의 옵션 계약도 맺었다.

2020년까지 카카오에 지분 이전을 못 하면 한투지주는 빡빡한 자본규제를 적용받는다. 한국금융지주는 비은행지주사(금융투자지주)였으나 카카오뱅크에 50% 이상 출자하면서 은행지주로 전환됐다. 비은행지주는 '필요자본 대비 자기자본비율'을, 은행지주는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을 적용받는다. 한투지주가 2020년까지 카카오뱅크를 소유하고 있을 땐 바젤Ⅲ 적용을 받아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비율) 8% 이상, 보통주자본비율 4.5% 이상, 기본자본비율 6% 이상을 각각 맞춰야 한다. 또한 손실보전 완충자본과 경기대응 완충자본도 추가 확보해야 한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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