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서·뤄젠룽 대표의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던 동양생명은 구한서 사장이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며 뤄젠룽 대표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반면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과의 합병 절차를 무사히 마치고, PCA생명에 파견됐던 하만덕닫기하만덕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이 복귀하면서 기존 김재식 대표이사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출범시켰다. 두 회사의 상황이 역전된 셈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5일 PCA생명과의 합병을 통해 ‘통합 미래에셋생명’의 정식 출범을 알렸다. 기존 생보업계 7~8위 수준이었던 미래에셋생명은 이번 통합으로 생보업계 자산규모 단독 5위에 등극하며 ‘빅3’의 아성을 넘보는 위치까지 뛰어올랐다.
미래에셋생명의 대표이사로 복귀한 하만덕 부회장은 각자대표를 포함해 1년 임기의 미래에셋생명 대표직을 무려 여섯 번 연임했다. 하 부회장은 2011년 대표로 선임된 후 2014년까지는 영업관리를, 2015년부터는 경영관리 총괄업무를 맡아 회사를 진두지휘했다. 2016년 4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PCA생명 합병을 앞장서 추진했으며, 미래에셋생명이 지분 전량을 인수한 뒤 경영 안정화를 위해 PCA생명의 대표이사로 파견되어 통합을 이끌었다.
통합 미래에셋생명은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의 투트랙 영업전략을 확대해 ‘가치경영’의 발판을 다진다는 구상을 보이고 있다. 보장성보험을 통해 소비자 니즈와 수익성을 확보하고, 변액보험을 통해 안정적 운용 수익률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미래에셋생명 측은 “변액보험은 원래부터 미래에셋생명이 가장 강점을 지니고 있었던 분야”라고 자신감을 보이는 한편, “변액보험 판매로 다져진 노하우를 살려 보장성보험과 결합한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니즈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반면 각자대표 체제를 이어오던 동양생명은 구한서 대표의 연임을 포기하고,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 출신 뤄젠룽 대표의 단독 대표 체제를 선언했다.
대주주 안방보험의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IFRS17 도입 리스크에도 저축성보험 판매를 강화하며 덩치를 키워오던 동양생명은 뜻밖의 암초를 만나게 됐다. 대주주 안방보험이 중국 정부의 의해 경영권을 박탈당하면서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안방보험 측은 해외에서 운영 중인 계열사들의 독립경영을 계속해서 지원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중국 당국이 안방보험에 해외자산 매각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동양생명을 긴장시키고 있다. 다만 동양생명 관계자는 “안방보험 리스크와 관련해 회사 내에 별다른 분위기 변화는 없는 상황”이라며 위기설을 일축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안방보험 여파가 당장은 동양생명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적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리스크 소지가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동양생명의 단독 대표가 될 뤄젠룽 사장은 안방손해보험, 안방생명보험을 거친 유력인사로 통하지만, 안방보험 자체의 입지가 위태로워진 상황에서 높은 존재감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동양생명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진행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동양생명은 전속설계사, GA 등 모든 채널을 동원해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동양생명 보장성보험 상품의 월납초회보험료는 435억 원으로 전년대비 26.2% 성장했으며, 올해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며 혹시 모를 안방보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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