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을 두고 금융당국과 하나금융지주 사이 대립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회장 선임 절차 일정을 연기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에도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일단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면서 향후 최종 후보 낙점까지 긴장감이 커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지주 회추위는 15일 앞서 추린 롱리스트 회장 후보군 16명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회추위는 이날부터 이틀간 인터뷰를 통해 16일 숏리스트(최종 후보군)를 발표한다고 사전 공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앞서 지난 12일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가 하나금융 회추위에 회장 후보 선출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뒤 이뤄진 일정이다. '권고'였지만 유례가 없는 일인만큼 금융권에서는 '관치' 지적도 불거지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 하나금융 노동조합을 통해 제보된 중국투자,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채용비리 관련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결과 문제가 불거지면 경영자(CEO) 리스크가 큰 만큼 회장 선임 절차 연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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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의 발언도 하나금융 회추위에 부담이 될 만한 요소가 되고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15일 열린 금융혁신 추진방안 기자간담회에서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지배구조’ 등 이른바 금융권의 '적폐'에 대한 시장 평가를 열거했다.
특히 최종구 위원장은 "만약 금융인들 중 '금융은 특별하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일은 언제나 옳고 어떠한 경우도 간섭 받아서는 안된다'는 식의 잘못된 우월의식에 젖어 있는 분이 있다면 빨리 생각을 고치시기 바란다"고 강조키도 했다. 특정 회사를 지정하지 않았지만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저격이라고 보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이다.
또 금감원의 '권고'에 대해서도 최종구 위원장은 "결국 권고를 받아들이는 지 여부는 회추위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공을 하나금융 회추위로 넘겼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주최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하나금융지주 사례로 본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가 열렸다.
금융업계는 당국과 하나금융과의 충돌이
김정태닫기
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3연임 여부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에 주목하고 있다. 또 만약 3연임에 성공하더라도 이른바 '유효경쟁' 등에 대한 당국의 '칼날'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에서도 하나금융 회추위에 더욱 '강한 권고'를 할 의지를 밝힌데다, 금융위원장이 말한 "회추위가 결정할 사항"은 '결과'에 대한 책임도 회추위가 온전히 져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회추위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진행 상황으로 볼 때 하나금융 회추위가 16일까지 예정된 인터뷰를 진행한 뒤 앞서 공지한 대로 22일에 최종 회장 후보를 낙점할 지 여부는 확정하기 어렵다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관치'가 지나치다는 얘기도 나온다"면서도 "금융당국이 앞서 'KB사태' 사례 등에 비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데다 하나금융이 계속 강행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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