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닫기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선호 씨가 안정된 가정을 꾸려 경영 수업에 매진하고 경영권 승계 준비에 나서라는 이 전 회장의 강한 메시지”라고 파악했다. 본격적인 “포스트 이재현 시대를 준비한다”는 설명이다. 이재현 CJ그룹 전 회장이 20여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지난 3월 이 전 회장은 CJ와 CJ제일제당의 등기이사 자리를 마지막으로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내려온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이 전 회장의 CJ오쇼핑과 CGV·대한통운·올리브네트웍스 등의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됐다. 이 전 회장의 이런 행보에는 ‘건강악화’가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데, CJ일가가 앓고있는 샤르콧 마리투스(CMT)는 말초 근육과 신경이 점차 소실되는 병이다.
선호 씨와 래나 씨는 혼인신고를 마친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처럼 CJ가 당장 3세 경영으로 전환하기에는 이른 가운데, CJ는 당분간 이재현 전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닫기

손경식 회장은 이재현 전 회장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2013년 7월 CJ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5인 경영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손경식 CJ그룹회장, 이채욱 CJ그룹 부회장 (당시 대한통운 부회장), 이관훈 CJ그룹 고문 (당시 CJ 사장),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이 경영위원회에 속했으며, 이들이 매달 2차례씩 모여 주요안건을 논의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그러나 이미경 부회장과 마찬가지, 이채욱 부회장 역시 건강악화를 이유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난 상황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에 “손경식 회장이 중심을 잡고, 실질적인 경영은 각 계열사 사장들이 알아서 하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립되고 있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CJ의 ‘투톱’은 부산대학교 동문 출신인 신현재 경영총괄과 허민회 경영지원총괄로 불리고 있다.
신현재 경영총괄은 CFO(최고재무책임자)로서 그룹 전체의 자금줄을 쥐고 있다. CJ의 전략통이라 불리는 허 경영지원총괄의 경우, 지난 6월 오쇼핑의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허 대표가 그간 여러 계열사의 사업 개편과 실적 개선 완화를 주도해온 만큼, 그룹 내부에서는 업계 4위로 추락한 CJ오쇼핑의 1위 탈환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평이다.
한편 이재현 전 회장은 CJ를 떠나면서 장녀 이경후 씨와 아들 선호 씨, 그리고 조카 소혜·호준 씨에게 지분 전량을 증여했다. CJ 내부에서는 이 전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은 만큼, CJ올리브네트웍스가 3세 후계구도의 중축역할을 할 계열사라고 보고 있다. 올리브네트웍스는 CJ가 지분의 76.0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이어 자녀인 선호 씨와 이경후 씨가 각각 15.84%, 4.54%를 보유해 2·3대 주주로 올라섰다. 재계에서는 이들 3세가 CJ올리브네트웍스를 통한 후계구도를 강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CJ와 CJ올리브네트웍스가 합병할 시, CJ가 보유중인 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은 합병기업의 ‘자사주’로 편입된다. 이를 통해 오너3세의 경영권을 확고히 할 수 있을 전망이며, 내년쯤 CJ올리브네트웍스의 상장 가능성 역시 대두중이다. 헬스&뷰티 스토어 CJ올리브영 방송과 물류, IT서비스 분야의 CJ시스템즈가 합병한 CJ올리브네트웍스는 실제 고성장 하고 있다. 그런만큼 올리브네트웍스의 기업가치가 커질수록 CJ 3세들의 경영권 확보가 유리한 상황으로 흘러간다.
HMC투자증권의 이명훈 연구원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의 공격적인 점포확대와 외형성장 지속,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면서 수익성 개선 추세 가속화·지주사 순자산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8%로 평가됐다. 이는 CJ제일제당(20.0%)에 육박한다는 설명이다.
CJ 관계자들은 “언젠가 선호 씨에게 경영권이 넘어가겠지만 차후의 일이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CJ의 실세인 신현재 경영총괄과 허민회 대표가, 선호 씨가 CJ 후계자로서의 역량을 갖출 때까지 후견인 역할을 하며 포스트 이재현 시대를 대비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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