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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에 백기든 카드사, "마트·백화점은 자신있다"

기사입력 : 2019-03-1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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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카드사 노조가 연합해 출범한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가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초대형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인상 거부를 놓고 금융당국에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 = 유선희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13일 카드사 노조가 연합해 출범한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가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초대형 가맹점의 카드 수수료 인상 거부를 놓고 금융당국에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 사진 = 유선희 기자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현대·기아차와의 카드 수수료 인상 논쟁에서 'KO패'를 당한 카드사들이 유통·통신업계 등 타 대형 가맹점과의 협상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마찬가지로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통신업계는 카드 수수료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카드사들은 신용카드 결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업종이어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유통업계와 KT, SK텔레콤 등 통신업계는 최근 카드사에 카드 수수료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문을 보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와의 협상 과정을 지켜본 유통 등 다른 대형 가맹점들이 (카드 수수료 인상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카드 수수료율을 1.89%로 제시한 현대·기아차 요구에 따라 수수료 협상이 타결되자, 다른 대형 가맹점들도 잇달아 카드사에 수수료율 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는 카드사가 인상 근거가 모호하다고 지적하는 중이다. 이마트는 최근 카드사들에 공문을 보내 수용 불가 의사를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카드 수수료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카드사에 통보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역시 카드사들로부터 0.04∼0.26% 수수료율을 올리겠다는 통보를 받고는 인상안 수용 거부 입장을 알렸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카드사 마케팅 비용 산정방식을 개선하며 '수익자 부담 원칙'을 시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당국은 대형가맹점의 수수료에 반영되는 적격비용을 증가시키고 초대형 재벌 가맹점에 대한 역진성 해소와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지난 2월 초대형 가맹점에 카드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 현대·기아차는 카드사들에게 카드 수수료율 협상이 끝나기 전에는 통보받은 수수료율을 적용할 수 없다며, 인상 시기를 늦추고 협상하되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알렸다. 가맹 해지일이 다가오자 카드사들은 하나 둘씩 현대·기아차 조정안에 합의했다. 현대·기아차와 카드사들이 합의한 수수료율은 1.89% 수준이다.

다만 유통업계는 가맹점 계약 해지 같은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카드사들이 주요 유통업계와 통신업계와의 수수료율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와 통신업계는 결제가 신용카드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들 업계가 카드사 수수료 인상에 반발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다면 고객 불만과 더불어 매출액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무이자 할부·결합 할인 등 카드사들이 비용을 부담하는 마케팅 혜택이 많다는 점에서도 수수료 인상 명분이 충분하다.

완성차 시장은 은행과 캐피탈 등 대체 결제 수단이 있고 자동차를 구매할 때 카드사들이 제공할 수 있는 혜택에 한계가 있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때 보다 카드사들이 유통·통신업계에 제공하는 혜택이 더 커 수수료 인상 명분이 충분하다"며 "고객들의 생활과 밀착한 업종에서 가맹을 해지한다면 업계의 매출액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익자 부담 원칙'을 부담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3일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통신, 항공, 호텔, 대형마트 등 현재 카드사와 수수료 협상을 진행 중인 대형 가맹점들에게 "무이자할부, 할인, 포인트 적립 등 카드사 마케팅의 혜택을 위 업종들이 누리고 있는 점은 소비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라며 "마케팅 혜택을 많이 본 가맹점이 그 만큼의 비용을 지불한다는 원칙을 인정하고 수수료 인상을 적극 수용하라"고 밝힌 바 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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