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지분 3.81%를 보유한 KZ정밀에 따르면 영풍과 MBK 측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2024년 9월 13일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 257만91주를 대상으로 한 콜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콜옵션은 미리 정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다. 이번 계약에서는 MBK 측이 일정한 조건에 따라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했다. 주식 가격이 크게 오르더라도 계약에서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다면 매수하는 쪽에 유리할 수 있다.
이후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은 당초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 다시 83만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변경된 계약의 콜옵션 행사 가격은 공개매수 가격과 직접 연동되지 않았다. 영풍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높아지더라도 MBK 측이 계약에 따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다면 영풍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KZ정밀은 지적했다.
영풍은 최근 입장문에서 콜옵션의 최초 기준가격은 주당 70만원이며 연 5%의 이자가 붙어 현재 행사 가격은 77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영풍이 고려아연 배당금을 계속 받을 수 있고, 반대급부로 풋옵션도 설정돼 있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풋옵션은 일정한 조건에서 주식을 상대방에게 팔 수 있는 권리다.
KZ정밀 측은 "그러나 이런 설명만으로는 핵심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개매수 가격과 연동하던 조건을 왜 고정가격 방식으로 바꿨는지, 변경 과정에서 누가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가 여전히 불분명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콜옵션 행사 여부와 시점을 MBK 측이 결정할 수 있는 구조라면 영풍에 미칠 영향을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KZ정밀은 주장했다.
KZ정밀은 영풍이 계약의 정당성을 입증하려면 계약 체결 및 변경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초 계약서와 변경 계약서 전문은 물론 가격 산정 근거, 이사회 의사록, 외부 자문자료 등을 공개하면 조건 변경의 배경과 의사결정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쟁점은 콜옵션 자체보다 공개매수가 연동 조건을 포기한 이유"라면서 "영풍이 계약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만큼, 주주와 시장이 판단할 수 있도록 관련 근거를 제시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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